“빚투는 폭증, 내 집은 ‘그림의 떡’”…정부 가계부채 규제의 모순
입력 2025.11.14 07:19
수정 2025.11.14 07:19
10월 가계대출 1조1000억→4조8000억원, 4배 이상 확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하다가 1조6000억 증가로 ‘급반전’
“정부는 ‘안정’ 자평하지만, 실수요자만 옥죄는 대출정책”
정부가 연초부터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외치며 대출 규제 고삐를 바짝 죄었지만, 정작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는 더 늘고 실수요자들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막혔다는 비난이 거세다.
시장에서는 “집값을 잡겠다더니, 정작 빚으로 주식·코인하는 사람만 늘어났다”는 냉소가 쏟아진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10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8000억원 증가했다. 전월(1조1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네 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6조5000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정부가 주장하는 ‘안정세’와는 거리가 멀다.
주택담보대출은 3조2000억원 증가하며 전월(3조5000억원)보다 다소 둔화됐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6000억원 늘어나 전월의 감소세(–2조4000억원)에서 완전히 반전됐다.
은행권 주담대는 2조1000억원 늘며 증가폭이 줄었고, 제2금융권은 1조3000억원 늘며 전월의 감소세(–8000억원)에서 완전히 상승 전환했다.
특히 상호금융권과 여전사(카드사) 대출이 다시 불어나며 ‘그림자 부채’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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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처럼 가계대출 증가를 이끈 것은 ‘신용대출’이었다. 주담대를 조이자, ‘빚투’성 신용대출이 되레 급증한 셈이다.
그럼에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금융당국은 “대출 증가가 총량 목표 범위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10월은 중도금 대출과 집단대출의 일시적 증가 영향이 있었다”며 “가계대출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정부가 가계부채 안정화를 이유로 대출 규제를 계속 조이고 있지만, 정작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내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들의 주담대는 규제에 막혀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돈 많은 사람만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에 나서고, 서민들은 내집마련은 물론 전세 계약조차 힘들어지고 있다”며 “정책이 본질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대출은 조였지만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선의의 피해자들이 진입 문턱에서 좌절하고 있다”며 “지금의 대출 규제는 ‘서민 주거 사다리’가 아니라 ‘특권층 자산 사다리’만 남긴 꼴”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