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가 발란에 남긴 교훈…“1원이라도 받아야” 절규하는 채권자들
입력 2025.11.12 07:05
수정 2025.11.12 07:05
위메프, 끝내 파산…10만 채권자 ‘0원 변제’ 충격
발란 등 회생 중인 기업들에도 ‘악영향’ 불가피
“차라리 청산이 낫다”…채권단 냉소 속 불신 확산
대규모 미정산·미환불 사태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위메프가 끝내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로써 지난해 유통업계를 뒤흔든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수많은 채권자들의 피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발란 등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다른 플랫폼에도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는 위메프에 파산을 선고했다. 지난 9월 9일 회생절차 페지를 선언한 지 두 달여 만이다.
앞서 위메프는 회생절차 개시 후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인수합병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지난 9월 법원은 위메프를 청산하는 것이 절차를 계속하는 것보다 가치 있다고 보고 회생 절차 폐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위메프의 계속기업가치는 마이너스 2234억원, 청산가치는 134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미정산 피해자들은 "회생절차를 연장해 달라"며 항고장을 냈지만 법원이 보증금 30억 원을 요구했고 마련하지 못하자 각하했다.
이처럼 위메프가 끝내 파산을 맞이하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메프에 사실상 남은 돈이 없기 때문이다.
위메프의 총자산은 486억원이고, 부채총계는 그 열 배에 가까운 4462억원이다.
피해자 규모는 물건을 팔고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판매자와 돈을 내고 물건을 받지 못한 소비자를 합쳐 10만8000여명, 총피해액은 58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티메프 피해자 모임인 검은우산비대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위메프는 최종 파산했다. 10만 피해자들은 0%의 구제율, 즉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는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위메프가 파산이라는 비극적 결말로 막을 내렸지만, 그 여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함께 회생 절차를 신청한 티몬은 오아시스마켓에 인수된 이후에도 영업 정상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어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타 기업들에게 하나의 선례로 회자되고 있다.
지난 6월 오아시스에 인수된 티몬은 두 차례 영업 재개를 계획하고 홈페이지까지 구축했지만 PG사(결제대행사)들과의 갈등으로 오픈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티메프 사태의 결말은 명품 플랫폼 발란 등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타 플랫폼의 운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발란은 오는 20일 회생계획안 심리 및 의결을 위한 관계인집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자들의 찬반 투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발란은 서울 기반의 부티크 패밀리오피스 투자사 ‘아시아 어드바이저스 코리아(AAK)‘를 인수 예정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발란의 인수 가격이 22억원에 그치고, 제시한 채권자 변제율이 5.94%에 그치면서 채권단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태성회계법인이 담당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발란의 청산가치는 20억8199만원인 반면, 계속기업가치는 마이너스(-) 5억6198만원으로 평가됐다.
이 때문에 AAK의 제시가격이 청산가치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여지도 있지만, 채권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미 기대 수준보다 한참 못 미치는 변제율인 만큼 찬성 여론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발란의 총 회생채권액은 346억1505만원이었지만, M&A 인수에 따른 변제율이 적용되면 18억1956만원만 변제된다. 이 중 입점업체에 해당하는 상거래채권액은 본래 211억873만원 수준이었지만, 12억5407만원으로 줄어든다.
선례로 재차 언급되는 티몬의 경우 변제율 0.76%의 회생계획안을 냈지만, 채권자 조의 동의율이 43.48%에 그쳐 부결된 바 있다.
한 입점업체 대표는 데일리안에 "나는 반대를 던지려고 한다"라며 "이전 사례들을 보니 인수되고 해봤자 잘 될 것이란 보장도 없고 빠른 시간 내에 한 푼이라도 회수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는 "소수점 차이로 변제 금액이 달라지지 않는다"라며 "괘씸해서라도 이 같은 회생 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