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빈 금속화로 차세대 인공 효소 시대 열었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5.11.11 08:24
수정 2025.11.11 08:24

비타민 B2 핵심 성분 ‘플라빈’에 금속 결합 성공

KAIST, 비타민 B2 기반 인공효소 세계 최초 개발

비타민 B2가 금속 만나 환경·에너지 해법 제시

왼쪽부터 니투 싱(Neetu Singh) 박사, 임하늘 석박사통합과정, 권성연 IBS 박사, 뒤쪽 백윤정 교수 ⓒKAIST

비타민 B2(리보플라빈)는 체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필수 영양소다. 생체 내에서 전자 전달과 효소 작용을 돕는 역할을 한다.


KAIST 연구진이 이 리보플라빈의 주요 성분인 플라빈(flavin)에 금속을 결합해, 자연 효소보다 정밀하고 안정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인공 효소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이 연구는 미래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신약 개발, 오염물질 저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총장 이광형)는 11일 화학과 백윤정 교수 연구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권성연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플라빈과 금속을 결합한 새로운 분자 시스템을 합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Inorganic Chemistry’ 11월 5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표지 논문이자 ACS Editors’ Choice 논문으로 선정됐다.


플라빈은 질소와 산소가 얽힌 복잡한 구조를 가져 금속이 선택적으로 결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자 수준에서 금속 결합 부위를 새롭게 설계하고, 금속을 안정적으로 붙잡을 수 있도록 리간드 구조를 정밀하게 배치하는 금속화학적 접근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금속 주변의 전자적, 공간적 환경을 세밀히 조정해 금속-플라빈 복합체를 안정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플라빈 고유의 유연한 구조와 수소결합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금속의 반응 조절 능력을 더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자연 효소가 수행하는 전자 이동 및 촉매 반응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면서, 반응의 효율과 내구성 면에서도 향상된 성능을 보였다.


백윤정 교수는 “자연에서 어려웠던 플라빈-금속 결합을 구현해 생체 분자를 금속화학 영역으로 확장했다”며 “생체 기반 신촉매 개발과 에너지 전환 소재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연구에는 KAIST 니투 싱(Neetu Singh) 박사와 임하늘 석박사통합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또 IBS의 권성연 박사, 김동욱 박사가 공동 연구진으로 포함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개인기초연구사업 ‘우수신진연구’와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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