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심예약제'라더니 실상은 '깜깜예약제'…여기어때, 표시·광고법 위반 논란
입력 2025.11.07 09:56
수정 2025.11.07 10:06
'모든 숙소' 적용되던 ‘안심예약제’, 현재는 '일부'만 적용돼
소비자, 적용 여부 사전 확인 불가…표시·광고법 위반 소지
여기어때 “제휴점 자율 존중한 제도 개편일 뿐” 해명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를 통해 부산의 한 호텔을 예약했던 A씨(30대·여성)는 지난달 황당한 일을 겪었다. 호텔 측이 요금을 잘못 등록했다며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에 마땅한 숙소를 찾기 어려웠던 A씨는 고객센터에 ‘안심예약제’ 적용을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뜻밖이었다. 여기어때 측은 “해당 숙소는 ‘안심예약제 적용 숙소’가 아니기 때문에 보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안내했다. A씨는 “이마저도 직접 문의를 해야 제도에 대한 안내를 들을 수 있었다”며 “예약 과정 어디에서도 안심예약제 적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표시가 없어, 당연히 모든 숙소에 적용되는 제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가 숙박 업체 사정으로 취소 시 기존 객실보다 업그레이드 된 대안 객실을 제안한다고 홍보한 '안심예약제'의 적용 범위를 별도 공지없이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숙소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정책이 변경됐음에도, 상품 구매 시 소비자는 각 숙소별 적용 여부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어, 의도적으로 정보를 숨긴 ‘눈속임 꼼수’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7일 데일리안 취재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2018년부터 숙소 사정으로 인한 일방적 예약취소 발생 시, 단순 환불 처리에 그치지 않고 더 좋은 숙소로 바꿔드린다'는 내용의 '안심예약제도'를 운영해왔다.
안심예약제가 처음 도입되던 2018년 당시 여기어때는 '모든 숙소'에 대해 안심예약제를 적용하며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각종 광고물에는 '당일 예약도 미리 예약도, 어떤 숙소를 예약했든, 결제금액이 얼마든, 숙소의 일방적인 취소라면 아무런 제약없이 무조건 안심예약제 혜택을 제공한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현재 여기어때는 안심예약제의 적용 범위를 일부 숙소로 축소했다. 현재 안심예약제는 '안심예약제 적용 숙소'에 한해서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안심예약제도의 적용범위가 축소됐음에도 소비자에게 적극적인 고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제도가 일부 숙소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변경됐다면, 소비자가 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돼야 하지만 앱과 상품 페이지 어디에서도 숙소별 제도 적용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여기어때는 현재 고객센터 Q&A 페이지 등에서만 안심예약제 적용 숙소에 한해 제도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숙소별 적용 여부나 적용 기준에 대한 상세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고객센터에 확인해야 구체적 적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여기어때가 의도적으로 소비자에게 유리한 사실을 표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또 마치 '모든 숙소'에 '안심예약제'가 적용되는 것처럼 '눈속임'하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안심예약제는 소비자 입장에서 거래 조건 중 하나에 해당한다"며 "소비자는 예약 전에 해당 제도가 적용되는 숙소인지 명확히 알 수 있어야 한다. 그 정보에 따라 숙소 선택이나 결제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또 (예약 시) 안심예약제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제도를) 아는 사람만 혜택을 받는 구조’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보 비대칭이 생기고 불리한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여기어때가) 과거 하나의 마케팅 포인트로 사용했다가 시행해보니 회사에 불리하다고 생각해 소비자에게는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꼼수를 쓴 것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제 3조에 저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동 법 시행령 제3조 제2항은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표시·광고하는 것"을 '기만적인 표시·광고'로 규정하고 있다.
즉, 제도의 축소 및 적용 여부를 소비자가 거래 전 명시적으로 파악할 수 없도록 한 것은, 거래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고의로 누락한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과거 광고나 언론보도 등에 '모든 숙소'에 적용되는 것으로 밝혔으나, 일부 밖에 적용되지 않고 있는 부분도 해당 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고 자체를 마치 모든 예약이 다 안심 예약이 되는 것처럼 광고를 했고, 실제로 일부 밖에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면 이는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여기어때 측은 "2018년부터 운영한 안심예약제는 해당 홍보 자료를 배포할 당시 여기어때의 제휴점 전부가 참여했다. 이후 제휴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며 "7년 전 홍보 자료를 기준으로 제도 개편 이후인 현재 안심예약제를 판단하기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심예약제는 제휴점 귀책 사유로 숙소 이용이 불가능할 경우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한 제도"라며 "여기어때는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제도 운영 방안을 더욱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