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가전' 이어… 삼성·LG, 2라운드 승부처는 '열 관리'
입력 2025.11.06 13:18
수정 2025.11.06 13:18
삼성, 플랙트 인수로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 진입
먼저 공조 키워온 LG, 플렉스와 모듈형 DC 냉각 MOU
AI 확산과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조(HVAC) 사업을 미래 핵심축으로 삼고 외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TV·가전 중심의 경쟁 구도가 장기 정체 국면에 들어서자, 양사는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다루고 제어할 수 있는가를 차세대 경쟁력으로 보고 사업 체질 전환에 나선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기업 플랙트그룹(FläktGroup)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플랙트는 데이터센터·대형 상업시설·병원용 중앙공조 및 정밀 냉각 시스템을 보유한 기업으로, 공기냉각과 액체냉각을 모두 아우르는 AI 데이터센터용 열관리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GPU·HBM 발열이 급증한 AI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냉각 효율이 인프라 성능에 직결되는 만큼, 이번 인수는 삼성의 AI 인프라 사업과 맞물린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플랙트는 글로벌 10여 개 생산거점과 유럽·미주·중동·아시아 전역 판매망을 갖추고 있으며, 글로벌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에도 참여 중이다. 삼성전자는 플랙트 브랜드와 조직을 유지하면서, 향후 스마트싱스 프로·b.IoT 등 자체 AI 기반 빌딩/데이터센터 제어 플랫폼과 결합해 공조 하드웨어 + 제어 시스템 + 운영 플랫폼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후 이번 플랙트 인수 절차를 완료하면서 보다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할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HBM·GPU 경쟁의 다음 전장은 냉각 효율"이라며 "AI 서버가 아무리 빨라도 열을 식히지 못하면 성능을 지속할 수 없다. 삼성은 반도체-공조 양축으로 AI 인프라 병목을 풀겠다는 그림"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LG전자도 삼성보다 한발 앞서 공조 사업 비중을 키워 왔다. 지난해 해당 사업 확대를 위해 ES(에코 솔루션) 사업 본부를 신설했고, 2030년까지 해당 분야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지난 7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에어솔루션연구소를 설립하고, 앞서 6월에는 유럽 온수·히트펌프 강자 노르웨이 OSO 그룹을 인수, 최근 임원진이 OSO 본사를 찾아 난방·온수 통합 솔루션 공동 전략을 논의했다.
또한 LG전자는 미국 플렉스(Flex)와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공동 개발 MOU 를 체결했다. 플렉스가 엔비디아와 모듈형 데이터센터 구축 협력 관계에 있는 만큼, LG의 공조·냉각 기술이 해당 공급망에 진입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다.
시장 전망도 이를 뒷받침한다. 글로벌 HVAC 시장은 지난해 3016억 달러(약 415조원)에서 2034년 5454억 달러(약 750조원)로 약 8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데이터센터 관련 공조는 지난해 168억4000만달러(약 24조원)에서 2030년 424억8000만달러(약 61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냉각 ▲탄소중립형 난방 전환 ▲스마트 빌딩 운영 플랫폼 등 고부가가치 영역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