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비만 치료제…'K-위고비' 누가 차지할까
입력 2025.11.06 14:14
수정 2025.11.06 14:23
비만 치료제 시장 국내 전통 제약사 도전장
한미약품, 국산 GLP-1 비만약 상용화 코앞
동아에스티·유한양행 차세대 비만약 경쟁
최근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젭바운드가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를 제치고 글로벌 의약품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등 시장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급속도로 커지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전통 제약사들 또한 비만 치료제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근육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신개념 혁신 신약’의 임상 진입을 알린 가운데 동아, 유한양행 등 전통 제약 강자들이 차별화된 파이프라인으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6일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0년 약 2000억 달러(약 28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존 제약·바이오 업계를 주도하던 항암제보다 빠른 성장세다.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또한 몸집을 키우고 있다. 2023년 기준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1780억원에 달한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해외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점령한 가운데, 토종 비만 치료제 경쟁에서 가장 유력한 선두주자로 꼽히는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최근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인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에서 안전성과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 40주차에 평균 9.75% 체중 감량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부 환자는 같은 기간 최대 30% 체중 감량률을 보였다. 한미약품은 해당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연내 국내 품목 허가를 신청해 내년 말 ‘한국인 특화 비만약’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약물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개념 혁신 신약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임상 1상에 돌입했다.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HM17321’은 단순 근육 보존을 넘어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계열 내 최초 신약’이다.
한미약품은 6개 파이프라인으로 구성된 비만 신약 프로젝트 ‘H.O.P’를 통해 다층적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첫 번째 출시 예정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우수한 효능과 확보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국민 비만약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HM17321은 2031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임상 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아에스티와 관계사 메타비아는 미국비만학회에서 ‘DA-1726’ 글로벌 임상 1상 및 신규 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DA-1726은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해 식욕 억제와 인슐린 분비를 촉진,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한다.
비만 성인 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DA-1726 투여군은 투약 26일 만에 최대 6.3%, 평균 4.3% 체중이 감소했다. 허리둘레는 최대 3.9인치(10㎝) 감소했으며, 투약 종료 후 2주간 효과가 지속됐다.
전임상 연구에서는 식욕 억제와 에너지 소비 증가를 통한 체중 감소 촉진 효과가 확인됐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기존 비만 치료제 ‘티르제파타이드’ 대비 유사한 음식 섭취량에도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는데 이는 기초대사량을 유의적으로 더 증가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3월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반환 받은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의 적응증을 비만으로 확대하며 임상 재개에 나선다.
유한양행은 YH25724 전임상에서 지방간 개선 효과와 함께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진행한 임상 1상에서도 비만, 지방간 환자 대상 긍정적인 지표를 획득한 바 있다.
YH25724는 GLP-1과 FGF21(대사조절 호르몬)을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이중 작용제다. 유한양행은 두 기전의 동시 작용을 통해 MASH 외에도 비만, 당뇨 등 대사성 질환에서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YH25724 외에도 경구용 저분자 GLP-1 비만 치료제 ‘YHC1140’ 개발을 진행하며 파이프라인 다각화에 나섰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치열해지면서 이제는 얼마나 많이, 얼마나 더 편리한 지가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 됐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차별화된 혁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