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보다 큰 항공기 타이어를 여성 혼자 '뚝딱'…미쉐린의 제조 혁신 [르포]

데일리안 농캐(태국)=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11.04 09:22
수정 2025.11.04 12:19

미쉐린 태국 농캐 항공기 타이어 공장 방문기

'117년 업력' 상품성·기술력 담은 최첨단 생산 설비

생산성 높이고 불량률 줄이고… "모든 면에서 혁신 이뤄"

미쉐린 농캐 공장 전경 ⓒ미쉐린코리아 공동 취재단



널찍하고 쾌적한 커다란 공간. 자동차 공장처럼 커다란 기계 팔이 숨가쁘게 움직이지도, 커다란 굉음이 들리지도 않는다. 만들어진 타이어를 싣고 나르는 AGV(무인 운반 로봇)가 내는 작은 기계음만 간간히 들리는 이 곳은 수십톤에 달하는 항공기를 떠받치는 타이어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태국 중부 사라부리주 농캐(Nong khae)지역에 위치한 미쉐린 타이어의 항공기 타이어 공장에서는 예상과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타이어 공장이라고 해서 매캐한 고무냄새와 더운 내부, 힘센 남성 작업자들이 모여있을 것이란 예상은 착각에 불과했다.


이 곳은 미쉐린이 만드는 모든 항공기 타이어 중 군용을 제외한 모든 제품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현재 전세계 하늘을 누비는 항공기 2대 중 1대가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으며, 100년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항공기 타이어를 만들어온 미쉐린의 기술력은 현존하는 항공기 타이어 시장에서 단연 '탑(TOP)급'으로 꼽힌다.


미쉐린의 항공기 타이어는 이륙시 45초 만에 최고 시속 340km/h까지 올라가는 항공기의 속도를 버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온도변화는 -50~200도, 무게는 무려 25t을 견뎌낸다.


미쉐린 농캐 항공기 타이어 공장에 설치된 RRF 생산 설비 일부 ⓒ미쉐린

예상과 다른 이 타이어 생산 공장의 풍경은 'RRF'라는 최첨단 생산 설비 덕분이다. RRF(Radial Rubber Forming)는 항공기 타이어의 반제품을 조립·성형하는 자동 빌딩 설비로, 코드, 고무층, 비드 등을 정밀하게 적층해 균일한 타이어 구조를 만드는 핵심 장비다.


이 장비는 미쉐린 타이어가 자체 개발한 설비로, RRF가 도입된 덕에 미쉐린의 항공기 타이어 공장에 여성인력이 20~40% 가량 늘었다. 고정밀 작업을 힘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도록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는 얘기다.


RRF 설비에서는 여성 작업자 한명이 혼자서 일하고 있었는데, 땀방울 하나 없이 아주 느릿하게 움직이며 본인의 몸집보다 두 배는 돼 보이는 타이어를 손쉽게 만들어냈다.


작업자가 완성된 항공기 타이어를 RRF 라인 밖으로 옮기고 있다. ⓒ미쉐린

실제 이 설비의 공정은 상당히 단순화돼있다. 생산 순서에 따라 일렬로 서있는 기계 앞을 작업자가 순서대로 지나며 타이어를 생산해내는 구조다.


이날 현장에서는 보잉 737 맥스 기종의 타이어가 생산 중이었는데, 거대한 타이어 위에 ‘BA’라고 불리는 얇은 나일론 시트를 감는 작업부터 시작됐다.


이 공정은 타이어가 과도하게 커지지 않도록 하면서, 강성을 높이는 단계로, ‘BA’ 시트가 반복적으로 감기며 표면이 매끄럽게 변하는 동안 작업자가 할 일은 버튼을 누른 후 다음 공정을 준비하는 것에 불과했다.


타이어 트레드를 타이어 표면에 압착해 붙이는 BDR 공정 ⓒ미쉐린

이후에는 BDR(트레드 빌딩) 공정이 이어진다. 트레드를 타이어 표면에 압착해 붙이는 작업이다. 홈을 파내는 자동차용 타이어와 달리, 항공기용은 트레드를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 공정 역시 기계에서 균일하게 흘러나오는 얇은 트레드를 타이어 위에 올려놓으면 타이어 하나 만큼의 분량이 재단돼 여성 작업자 혼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트레드가 타이어에 붙으면 트레드 시작과 끝 부분의 유격 을 메우는 작업만 사람이 직접 수작업한다. 덕분에 자동화율은 최대한 높이면서도 불량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타이어를 랙으로 옮기는 AGV(무인운반로봇) ⓒ미쉐린

완성된 타이어는 AGV(무인운반로봇)의 손에서 랙으로 옮겨지고, 이후 마지막 단계인 큐어링(Curing), 즉 '굽는' 공정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항공기 타이어는 하루 약 70본으로, 1년에 2만본 가량 생산된다.


RRF 도입 전 하루 생산량은 25본 수준으로 작업자의 근무 강도는 낮아지고 생산성은 더욱 높아졌다. 미쉐린은 해당 공장의 증축을 통해 향후 생산성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특히 이곳의 큐어링은 전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굴뚝에서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여타 타이어 공장의 모습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모습이다.


덕분에 작업자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농캐 공장에서 설명을 맡은 담당 직원은 "'왜 미쉐린 타이어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자면, 우리의 두드러진 강점은 신뢰가능한 성능과 맞춤화된 서포트, 지속가능성이라는 혁신을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브랜드 평판이 매우 탁월하다. 전세계에서 안정성과 품질을 뛰어넘는 것으로 유명하고, 모든 고객 전담팀도 따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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