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갈 특검 정국, 높아질 '피로도' 어쩌나 [기자수첩-사회]
입력 2025.10.11 07:00
수정 2025.10.11 07:00
특검법 개정안 통과 '30일 수사 3회 연장' 가능
수사 인력 결속 문제 등 대내외적 피로도 상승
'큰 줄기' 수사 일부 마무리 주변부 수사 불가피
특검팀 입장에서도 득일지 독일지 지켜볼 부분
지난 9일 기준으로 출범 100일을 전후하게 된 3대 특검이 '더 센 특검법'에 따라 연말까지 갈 채비를 마쳤다. '장기 레이스'에 돌입하는 특검을 두고 최후까지 구악(舊惡) 청산에 힘을 쏟으라는 응원의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도 관측되는데, 이는 특검 수사를 두고 대내외적 피로도가 만만치 않을 것이 뻔히 예상되고 있어서다. 수사 인력의 조직력을 결속하기 위해 쏟아부을 에너지 소모와 함께, 이슈 몰이 지속에 따른 국민의 피로도 상승 등이 지적된다.
정부가 지난달 말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특검법 개정안'은 3대 특검의 수사 범위·기간·인력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특검 재량으로 연장 할 수 있는 수사 기간을 최대 30일 1회에서 2회로 늘린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대통령 재가를 받아 한 차례 추가 연장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특검은 30일씩 3회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란특검과 김건희특검은 수사 준비기간을 포함해 최장 200일, 채해병특검은 최장 170일 동안 수사가 가능하다.
3대 특검은 모두 1차 수사 기간을 넘겨 한 차례 추가 연장 카드를 꺼내 썼다. 진행 중인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예측 가능한 결정이다.
지난 7월 출범 후 19명에 달하는 주요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긴 김건희특검은 현재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연루된 '매관매직 의혹'과 김 여사가 연루된 '종묘 차담회'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특히 특검팀은 김 여사의 여러 혐의와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 입증에 집중하겠단 복안이다.
내란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연루된 내란·외환 의혹과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 방해 의혹 등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계속해 진행 중이다. 채상병특검은 아직까지 주요 피의자를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았으나 'VIP 격노설'의 실체를 밝혀내며 '윗선'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3대 특검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수사 기간을 최대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여당이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특검의 권한을 확대했는데 수사를 조기 마무리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큰 줄기'에 대한 수사를 어느 정도 마친 특검팀 입장에서 수사 기간 연장이 득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란 점이다. 핵심 피의자인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재판에 넘겨진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만큼, 여러 의혹의 주변부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별건 수사'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미 특검에 의해 재판에 넘겨진 일부 피의자들이 자신이 '별건 수사'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러한 주장은 여러 피의자들을 통해 확대 재생산될 수 있어 잡음이 예상된다.
특히 내년 6·3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무리한 수사가 이어질 경우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심마저 제기될 수 있다. 더군다나 특검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점을 고려하면 수사 지속에 따른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3대 특검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205억6435만원의 예산이 3대 특검에 배정됐다. 내란특검 87억원, 김건희특검 78억원, 채상병특검 40억원 순이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예산 25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수사 기간이 길어지며 내홍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 센 특검법'에 따라 특검의 파견검사 정원은 기존 120명에서 170명으로 늘었다. 다만 특검팀이 늘어난 정원을 관리할 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로 평가된다.
최근 김건희특검 파견검사 40명 전원은 '검찰청 폐지'에 반발해 원대 복귀 의사를 전달했는데, 법조계에선 검찰 내부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특검팀이 봉합에 나섰다곤 하나 불만이 언제 터질지 몰라 조직력 결속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0일 연장된 특검 수사 기간이 국민의 입장에서 득일지 독일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다만 특검 정국이 길어지며 어쩔 수 없는 피로는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