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빌라시장…매매 소폭 살아나도 규제 강화가 ‘발목’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5.09.16 06:00
수정 2025.09.16 06:00

7월 비아파트 거래량 연초 대비 2배 이상 ‘쑥’

대출 막히고 실거주 의무 강화로 실수요 유입

보증 가입 강화로 임대차시장 혼란 가중 우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 혼란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서울시가 정비사업에 고삐를 당기면서 재개발 기대감에 따른 매수세가 일부 살아나고 있지만 한편에선 정부의 규제 강화로 임대차 시장 위축이 계속되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의 비아파트(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등) 매매거래량은 4561건으로 1년 전(3265건) 대비 39.7% 증가했다. 올 1월 2074건이던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거래량이 확대됐다.


1월 거래량 대비 가장 많은 증가세를 나타낸 지역은 송파구(77→333건)였고 동작구(72→296건)·마포구(80→299건)·은평구(153→370건)·강서구(139건→296건) 등의 순이었다. 해당 기간 거래량이 줄어든 곳은 금천구(132건→118건) 한 곳 뿐이었다.


전세사기 피해 확산으로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 들어 매매 거래가 늘어난 데는 정부의 대출 규제로 주택 구입 자금 부담이 커지고 실거주 의무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대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 제한이 걸리더라도 비교적 자금 조달이 수월하고 2년 실거주 의무도 없다.


서울시가 최근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해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 공을 들인단 점도 개발 호재로 작용한 모습이다. 시는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과 모아타운 등 사업을 통해 민간 재개발·재건축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신통기획이나 모아타운 사업지로 지정된 곳은 빌라 등 비아파트도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적용을 받아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지만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세입자를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거래량 회복만으로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판단하긴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정부 규제 강화로 임대차 시장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매매 수요 역시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부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조건을 공시가격의 98%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전세보증 가입을 위해선 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26% 이내여야 한다.


전세보증 가입이 전세 계약의 필수로 자리매김했지만 이미 보증 가입이 불가한 비아파트가 상당하다.


앞으로 기준이 더 강화돼 보증 가입이 막히는 매물이 더 늘면 임대차 시장 혼란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인이 새 임차인을 구하기 위해 수 천 만원의 보증금을 자력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신규 계약 뿐만 아니라 기존 임차인 보증금 반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비아파트 시장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연립·다세대인데 정부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전세가 거의 씨가 말랐다”며 “이런 상황에서 투자수요가 들어와서 매매한다는 건 현실적이지 않고 일부 재개발 호재가 있는 매물이 거래가 이뤄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빌라시장은 과거에 샀다가 팔리지 않아서 그대로 들고 있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누군가가 사서 임대를 놔야 하는데 매매는 매매대로 살아나지 않고 임대는 임대대로 줄어들 거라 비아파트 시장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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