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바이든 날리면' 보도 소송 강제조정…법원, 외교부에 "소 취하하라"
입력 2025.08.21 09:16
수정 2025.08.21 09:17
서울고법 재판부, 지난달 조정 시도했지만 불발
"소송 종결해 분쟁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
지난 2022년 9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방미 과정 중 MBC(문화방송)의 보도로 불거진 이른바 '자막 논란'과 관련한 '바이든 날리면' 소송에서 2심 재판부가 외교부에 "소를 취하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13부(문광섭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원고(외교부)는 소를 취하하고, 피고(MBC)는 이에 동의하라"는 내용의 결정문을 양측에 보냈다.
앞서 지난달 서울고법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조율해 조정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불발됐고 조정이 성립하지 않자 재판부가 직권으로 강제조정에 나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강제조정은 민사 소송의 조정 절차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내리는 제도로, 2주 안에 양측의 이의신청이 없으면 확정된다.
재판부는 "발언의 성격, 언론 및 표현의 자유, 사회적 갈등비용이나 부작용 등을 모두 종합해볼 때 외교부가 소 제기 자체를 철회하는 방식으로 소송을 종결해 당사자 간의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외교부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보도가 진실하지 않아 허위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정정보도 청구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바이든은' 발언에 대해서는 "감정 결과 '판독 불가' 의견이 제시됐다"며 "외교부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해당 부분 단어가 '날리면'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의 발언 시기와 장소 등 전후 맥락을 전체적으로 고려해보면 윤 전 대통령이 해당 부분에서 '바이든은'이라고 발언했을 합리적 가능성이 배제된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시 대통령실이 해당 발언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MBC는 지난 2022년 9월22일 윤 전 대통령이 미국 뉴욕 국제회의장을 떠날 당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OOO OOOO 쪽팔려서 어떡하냐"라고 말한 장면을 보도했다. 이 때 MBC는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내용의 자막을 달았다.
반면 대통령실은 '안 해주고 날리면은'이라고 말했으며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외교부는 지난 2022년 말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를 청구했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같은 해 12월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지난해 1월 1심을 맡았던 서울서부지법은 MBC의 보도가 허위라며 정정보도를 하라고 판결했고 이에 MBC가 항소하며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