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실수로 닭 1000여마리 폐사…거짓말로 보험금 받은 직원들 징역형 집유
입력 2025.08.19 08:56
수정 2025.08.19 08:57
"전기 차단기 이상으로 급이기 작동 안 헸다고 하자" 지시
내부 고발자의 제보로 들통…"조직적 자료 조작·폐기"
직원의 명백한 실수로 닭들이 폐사했는데도 설비 오작동이라고 보험사를 속여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농장 직원들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방법원 형사3단독(기희광 판사)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북의 한 농업회사법인 사료·사육본부장 A(61)씨와 관리본부장 B(57)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2019년 7월 법인이 관리하는 한 종계장에서 발생한 닭 폐사 사고의 원인을 허위로 꾸며내 2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사고는 가축의 사료를 사료통으로 보내는 기계인 급이기를 조작하던 한 직원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직원이 갑작스레 사료를 보내자 급이기 주변으로 한꺼번에 몰려든 닭들 중 1067마리가 서로 짓눌려 폐사한 것이다.
그러나 A씨와 B씨는 사고 원인을 제대로 보고받고도 "전기 차단기 이상으로 급이기가 작동하지 않아 닭들이 죽은 것으로 하자"며 직원에게 보험금 청구를 지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담당 직원이 "보험사에서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달라고 할 것 같다"고 하자 A씨는 "전기가 나간 것처럼 사고 시간대 영상을 빼고 편집해서 제출하라"고 조언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이후로도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시켰으나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본 한 내부 고발자의 제보로 범행이 들통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조직적으로 자료를 조작·폐기하는 수법으로 보험사를 속였으므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다만 피고인들이 개인적 이득을 취하기보다는 그릇된 애사심으로 범행했고 보험사로부터 편취한 금액과 이자 등을 변제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