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사회①] 온열질환자 2400명 넘었다…7월까지 사망 11명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5.07.29 07:30
수정 2025.07.29 08:11

7월 들어 체감기온 35도 웃돌아

실외 근로자·고령층 온열질환 집중

정부 “폭염 예방수칙 실천 중요” 당부

폭염이 계속되는 9일 서울마포구 홍대 부근 거리에 설치된 전광판에 기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예년보다 빠른 더위가 전국을 뒤덮으면서 ‘폭염’이 계절성 현상이 아니라 일상적 위협으로 자리 잡고 있다. 6월부터 폭염특보가 이어졌고 7월 들어선 체감기온이 연일 35도를 웃도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도심, 농촌, 작업장 가릴 것 없이 건강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올해 온열질환자가 벌써 2400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계속 보고되고 있다.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 이상기후가 아니다. 낮에는 외출 자체가 위험할 정도의 열기가 지속되고 밤에는 기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아 수면 장애와 만성 피로를 유발하는 열대야가 빈번하다.


더위에 취약한 노인이나 어린이는 물론, 냉방기기 없이 생활하는 저소득층, 야외에서 일하는 근로자까지 다양한 계층이 영향을 받는다. 냉방비 부담, 건강 불균형, 근무 중단 등 일상 전반이 영향을 받으며 더위는 개인의 생활 문제를 넘어 사회적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기온 상승 시점이 빠르고 고온이 장기간 이어지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기 상층에 정체된 고기압이 복사열을 지면에 가두는 ‘열돔 현상’이 계속되며, 습도까지 더해져 체감온도는 실측보다 2~4도 이상 높아졌다. 이는 체온 방출을 어렵게 만들고 인체 내부에 열이 축적돼 열탈진, 열사병 등 온열질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29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7월 27일까지 전국에서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총 2454명이다. 이 중 추정 사망자는 11명이다. 남성이 전체 환자의 78.4%를 차지했고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31.7%로 가장 많았다. 질환 유형은 열탈진이 59.7%로 가장 많았고 열사병(16.5%), 열경련(14.1%) 등이 뒤를 이었다.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였다. 발생 장소는 실외가 전체의 80.4%를 차지했다. 특히 작업장, 논밭, 길가 등 고온 노출이 잦은 장소에서 쓰러진 사례가 많았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직이 27.1%로 가장 많았고 무직(15.2%), 농림어업 종사자(7.7%)가 뒤를 이었다.


이는 단순한 건강 문제를 넘어 직업군과 사회계층에 따라 ‘더 많이 아픈 사람들’이 생기는 구조적 위험을 보여준다. 실외에서 일하면서 냉방기기 없이 더위를 견뎌야 하는 환경, 수입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쉬지 못하는 일용직 구조, 복지시설이나 쉼터에 접근하지 못하는 고령자의 현실은 모두 ‘폭염 취약성’의 실체다.


정부는 반복되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먼저 여름철 실외 작업장에 대해 WBGT(습구흑구온도지수) 기준을 적용해 일정 수치를 초과하면 법적으로 작업시간 조정이나 휴식시간 부여, 냉방물품 지급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는 냉풍기, 얼음조끼, 그늘막 등도 지원되고 있으며 건설 현장과 농촌을 중심으로 안전 점검도 병행되고 있다.


또 ‘폭염 건강영향 예보’도 시범 운영 중이다. 이는 3일 후 각 지역의 폭염 강도와 건강 영향을 예측해 지자체와 보건소에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바탕으로 무더위쉼터 운영 조정, 고위험군 조기 안내 등 대응 수준을 조절할 수 있다. 무더위쉼터 정보는 국민비서, 포털지도서비스 등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제공 중이다.


당국은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일상에서의 예방 수칙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의 야외활동은 가급적 피하고 시원한 장소에 머무르며 수분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시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휴식하고 필요 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냉방기기 사용을 적극 권장되며, 주변의 관심과 점검도 필요하다.


폭염은 점점 더 잦아지고 길어지고 있다. 더위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일상과 건강을 위협하는 조건이 되고 있다. 반복되는 기후변화 속에서 사회적 대비와 함께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함께 이뤄질 때 피해는 줄일 수 있다.


▲전체 환자 3명 중 1명은 고령층…실외 활동 중 쓰러져 [폭염 사회②]에서 계속됩니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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