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發 노동개혁 시동…정책 대전환 예고
입력 2025.07.22 12:47
수정 2025.07.22 12:48
李,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안 재가
김영훈, 22일 0시부로 고용장관직 개시
현충원 참배 후 국무회의 참석…첫 공식일정
이재명 정부의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공식 임명됐다. 민주노총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고용부 수장에 오른 김 장관은 친노동이 친기업이 되는 새로운 노사 관계 정립을 목표로 노동시장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2일 고용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자정부로 제11대 고용부 장관직을 개시했다.
김 장관은 임명 첫날 일정으로 오전 8시 40분 현충원을 들려 참배하고 10시에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오후 2시 30분에는 모란공원 방문과 이후 산업안전 현장 방문 일정 등이 잡혀있다.
노란봉투법·주 4.5일제 강력 추진 예고
김 장관은 이 대통령의 대표적인 노동 공약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주 4.5일제, 정년연장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강력한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는 “대화 자체가 불법이 되고 천문학적인 손해배상과 극한 투쟁의 악순환을 끊는 ‘대화 촉진법’이자 ‘격차 해소법’”이라고 정의하며, 기업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던 노란봉투법이 이번 정부에서 다시 주요 입법 과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주 4.5일제와 정년연장은 디지털 전환, 저출생 고령화, 노동력 감소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한 ‘대전환 위기’를 돌파할 수단이라고 역설했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생산성 증대 및 고용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정부 정책 방향을 보여준다.
다만, 이같은 정책들이 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영계의 우려가 나오면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 장관은 “어떤 제도나 정책도 당연한 명분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언급하며 노사정 대화를 통한 협의를 강조한 바 있다.
민노총 사회적 대화 복귀 가능성…노조 회계 투명성 논란
김 장관의 취임은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 장관은 지명 직후부터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999년 이후 공식 사회적 대화 기구에 불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변화 기류도 감지된다. 민주노총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조합원 85.6%가 “이익이 된다면 사회적 대화를 모색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김 장관은 민주노총 내에서도 사회적 대화를 중시하던 온건파로 알려져 있어 그의 취임이 민주노총의 복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다만, 민주노총 내부에서는 사회적 대화 복귀 여부와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전 정권에서 도입된 노조 회계공시 제도에 대한 김 장관의 입장은 노동계의 요구와 맞닿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김 장관은 지난달 24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서 노조 회계공시 제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교섭하고 결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난 정부에서 추진됐던 여러 가지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양대노총이 보기에 불합리한 조치에 대해서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회계공시 제도는 조합원이 조합비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노조가 회계자료를 정부 공시 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김 장관은 노조 회계공시 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노동계의 목소리에 “노동계가 반발하는 이유를 잘 살펴보겠다”고 했다.
‘대북관’ 논란…행정경험 부재 우려
김 장관의 과거 방북 이력 등으로 인해 그의 대북관 논란이 뒤늦게 불거졌다.
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민국의 주적은 누구냐’고 묻는 질문에 “북한은 주적이 아니다”고 답한 바 있다.
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직후 조문을 이유로 방북을 시도했던 이력 등이 함께 부각되면서 야당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장관의 대북관 논란에 야당 의원들은 인사청문회장을 이탈하면서 반쪽짜리 검증이 됐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행정 경험 부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고용부의 훌륭한 간부들과 머리를 맞대 부족한 부분은 채워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계 한 인사는 “김 장관 임명으로 노동계는 기대감을, 경영계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균형 잡힌 정책 추진과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노력을 최우선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