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하는 콘텐츠는 통한다”…기울어진 운동장에서도 필요한 노력 [예능 위기 극복 골든타임③]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7.06 07:30
수정 2025.07.06 07:30

“지상파 예능 올드해? 어쩔 수 없는 선택”

“나도 ‘도라이버’를 재밌게 시청하고 있다. (‘홍김동전’의) 출연진과 제작진이 그대로 ‘도라이버’라는 프로그램으로 옮겨갔는데, 출연진의 텐션은 ‘홍김동전’과 전혀 다르다.”


2022년 7월부터 2024년 1월까지 KBS2에서 방송되며 젊은층의 지지를 받았으나, 1%대의 시청률을 결국 극복하지 못하고 폐지된 ‘홍김동전’이 넷플릭스에서 ‘도라이버: 잃어버린 나사를 찾아서’로 부활한 것에 대해 KBS 한경천 센터장은 이렇게 답했다. 프로그램명은 바뀌었지만, 제작진은 물론 홍진경과 김숙, 장우영, 조세호, 주우재가 그대로 출연하며 콘셉트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유사성’을 인정하면서도 플랫폼의 차별점을 짚은 것이다.


‘도라이버: 잃어버린 나사를 찾아서’ⓒ넷플릭스

그러면서 한 센터장은 “1년 반 동안 젊은 시청자들의 소구력을 바탕으로 방송이 됐는데, KBS는 공영방송사라 재정적인 상황이 좋지 않았고, 그런 경제적인 부분에서 본다면 문제가 있었다”, “KBS의 심의 규제 자체도 OTT와 완전히 다르다”라고 공영방송 KBS의 한계도 언급했다.


실제로 제한된 제작비 규모 안에서, 소재 및 표현의 수위까지도 거듭 고민해야 하는 방송사, 특히 지상파 PD들은 ‘TV 예능은 올드하다’는 인식이 굳어지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느꼈다. 한 지상파 예능 PD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이목을 끄는 방식을 취하자는 건 아니”라며 “다만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보니, 자유롭지 않다고 느끼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라고 창의성을 발휘하기 힘든 제한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현재 방송 중인 대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이 스타들의 여행 예능 또는 연예인들의 일상 공개, 일반인 상담 등으로 내용이 쏠리는 흐름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짚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같은 소재로 압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줄어드는 기회 속에서는 아무래도 안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송사를 향한 압박을 조금이나마 풀어달라는 방송가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방송가에서는 국내 방송사와 OTT 플랫폼은 매출 일정 비율을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는데, 글로벌 OTT는 방송 콘텐츠로 분류되지 않아 납부 의무가 없다는 것을 ‘역차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OTT 사업자도 방발기금을 분담해 생태계를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으며, 과도한 심의 제도 완화해 제작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OTT는 물론, 유튜브 플랫폼에도 밀리는 ‘화제성’을 되찾기 위한 개별 PD들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한 예능 제작 관계자는 “기안84의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처럼 같은 포맷이라도 시선을 달리해 좋은 반응을 끌어내는 콘텐츠가 분명히 있다”고 언급하면서 “OTT에서 신인을 기용해 학원물을 만들어 호평을 받은 사례처럼, 영리한 기획으로 승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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