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했던 은행 대출금리 인하…수익성 하락 방지 전략 ‘고심’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01.15 06:00
수정 2025.01.15 06:00

신한·SC제일銀 가산금리 내려

내수 침체 극복 위한 ‘돈 풀기’

비이자이익으로 실적 방어할 듯

서울 시중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뉴시스

굳건했던 은행의 대출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새해가 되면서 총량 한도가 다시 부여된 동시에 경기 부양에 대한 책임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들은 이자율 인하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수익 확대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날부터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05∼0.30%포인트(p) 인하했다. 주택담보대출(금융채 5년물 한정) 중 주택구입자금 대출의 가산금리는 0.1%p,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0.05%p 내렸다.


전세자금대출(금융채 2년물 한정)은 보증기관에 따라 주택금융공사 전세대출 가산금리는 0.2%p, 서울보증보험 전세대출 가산금리는 0.3%p 인하했다.


SC제일은행 역시 대출금리를 내렸다. 지난 13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인 ‘퍼스트홈론’의 영업점장 우대금리를 0.1%p 높였다. 우대금리가 확대되면 실제 대출금리는 그만큼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오는 20일부터는 다자녀가정에 우대금리 0.1%p를 제공하는 조건이 기존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된다.


내수 침체가 심화되면서 정부 등이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은행권도 힘을 싣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관리 가능한 수준 안에서 대출을 내주기 위해 금리를 조절한 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도록 주문했다. 이에 은행들은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했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인하하면서 예금금리는 떨어지는데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제자리를 유지하자 은행권의 ‘이자 장사’ 논란은 더 커졌다. 실제 은행권은 높은 예대금리차를 발판으로 연봉 및 복지비 인상에 나서고 있어 여론의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해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하했고 가계대출 잔액 증가세 역시 둔화하면서 높은 가산금리를 유지할 명분이 사라졌다.


다른 은행들도 대출 금리 인하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상황에 따라 금리 조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본격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금리에 기준금리 인하가 반영되면서 예대금리 차가 줄어드는데 여기에 대출 금리가 더 빠르게 인하되기 시작하면 수익 역시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업계에서는 은행권이 대출 이자이익보다 비이자이익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연금·자산 관리 사업 등 중장기적 전략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미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새해 들어 대출 총량이 리셋된 만큼 경기 부양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비이자이익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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