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리스크 여파 후 진단…정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속 하방위험 증가 우려”
입력 2024.12.13 10:00
수정 2024.12.13 10:01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
가계·기업 경제심리 위축 등 우려 전망
지정학적 리스크…통상환경 변화 가능성
대외신인도 확고 유지…민생 지원방안 마련
우리 경제 안팎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 경제의 최대 암초로 떠오른 ‘탄핵정국’에 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무산으로 정치 리스크가 장기화하는 부분을 빼더라도, 나라 안팎의 경제여건이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안정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 심리 위축 등 하방 위험 증가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앞선 그린북과 비교하면 물가안정세는 ‘확대’에서 ‘이어짐’으로 조정됐다.
또 대내외 불확실성이 ‘존재’에서 ‘확대’로,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빠지고 ‘가계·기업 경제 심리 위축 등 하방 위험 증가 우려’로 바뀌었다.
탄핵정국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성에 대한 후폭풍으로 경제 상황을 반영한 전망 조절로 풀이된다.
주요 내수 지표 중 하나인 소매판매는 지난 10월 기준 준내구재(4.1%) 및 비내구재(0.6%) 증가에도 내구재(-5.8%)가 감소하며 1년 전보다 0.8% 감소했다.
신용카드 승인액과 할인점 매출액 증가는 긍정적 요인, 승용차 내수판매량 및 백화점 매출액 감소는 부정적 요인으로 전망했다.
10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4%, 전년 동월보다 6.5% 증가했다. 광업과 전기·가스업에서 줄었으나, 제조업에서 늘어 전월 대비 보합 수준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1.4%), 협회·단체(-4.0%) 등이 감소했으나 금융·보험(3.1%), 보건·사회복지(1.8%) 등 업종에서 늘면서 1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전월보다는 0.3% 늘었다.
또 다른 내수 지표인 건설투자는 건축공사와 토목공사 실적 부진 등의 여파로 1년 전보다 9.7% 줄었다.
건축 수주 감소 등은 중장기 건설투자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나, 아파트 분양물량 증가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의 경우 제조업 감소 폭과 서비스업 증가 폭 확대로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3000명 증가한 2882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작년 동월보다 0.1%p(포인트) 하락한 2.2%였다.
지난달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563억5000만 달러였다. 일평균 수출은 24억 달러로 작년보다 3.6% 증가했다.
수입은 작년보다 2.4% 감소한 507억4000만 달러였다. 수출입 차는 56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 심리지수는 100.7로 전월보다 1.0p 내려갔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기대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물가 안정 흐름은 지속됐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로 1년 전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1.6% 상승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는 이번 진단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가계·기업 경제 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증가 우려를 강조했다.
최근 한국 경제가 내부의 돌발변수로 인해 진단이 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상환경 변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관계기관 공조를 통해 대외신인도를 확고하게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과 민생안정 지원방안 마련 등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