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문 닫힌 국회, 문 밖 밀집한 인파들은 "계엄철폐, 독재타도" 외쳤다

김은지 기자, 남가희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4.12.04 01:05
수정 2024.12.04 01:07

비상 계엄 선포 후 국회 인파 모여

경찰 병력엔 "계엄 동조하지 말라"

"문 열라"며 욕설 쏟는 사람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경찰 병력들이 국회를 둘러싸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자정이 가까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는 인파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도 곧바로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에는 계엄 소식을 듣고 몰려온 시민과 유튜버들의 실랑이도 펼쳐졌다. 국민의힘 의원들만 실랑이를 뚫고 의총 참여를 위해 내부로 들어갔다.


비슷한 시각 민주당 당사 앞은 상대적으로 고요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메시지가 쓰여있는 깃발을 든 민주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보이거나, 일부 유튜버들이 당사 경비를 하고 있는 경찰 인력들에게 "계엄에 동조하지 말라"는 외침을 하는 정도였다.


자정이 넘어 4일이 되자, 국회 쪽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외침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현대카드 사옥 맞은 편에 위치한 국회 출입문 쪽에선 사람들이 진입하지 못한 채 웅성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림잡아 200명은 족히 되어보이는 사람들이 있었고,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더 늘어났다.


이들은 "계엄철폐! 국회타도!"를 외치기 시작했다.


본회의 소집 소식이 알려지자 모여든 사람들은 "국회를 열어라!"라는 목소리를 더욱 고조시켰고, "계엄철폐 국회타도"목소리도 점차 고조됐다. 일부 시민은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욕설을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정문 쪽도 출입은 통제됐다.


국회의사당 인근 하늘에서는 헬기가 상공을 가르는 소리가 계속해 들렸다. 12시 40분이 좀 안되어서, 애국가가 국회 바깥 쪽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국회 문을 열라는 사람들의 외침은 이후 잦아들었다. 비슷한 시각 계엄 해제 정족수인 150명이 소집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간 중간 국회 인근을 지나는 시민이 경찰을 향해 "당신들 뭐하는 거야!"라고 외치는 고성은 이어졌다.


잠시 조용하던 국회 바깥에선 새벽 1시 1분쯤, "만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1시 2분, 비상계엄이 해제됐다는 목소리와 함께 자축의 박수도 일부에서 들렸다. 같은 시각 국회 본회의에서는 재석 190인, 찬성 190인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됐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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