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규 LS증권 대표, 자기자본 ‘1조 달성’ 실패에 연임 기로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12.03 07:00
수정 2024.12.03 07:00

내년 3월 말 임기 만료...5년째 회사 이끌며 2연임 도전

2019년 취임 뒤 3년간 실적 성장...이후 연간 순익 80%↓

자기자본 8817억...1조 목표 멀어지며 추가 확충 부담

올 6월 LS네트웍스 새 주인 맞아...그룹 측 판단 변수도

김원규 LS증권 사장.ⓒLS증권

증권가 베테랑 최고경영자(CEO)인 김원규 LS증권 사장의 내년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김 사장이 취임 당시 목표로 내걸었던 ‘자기자본 1조원’ 달성에 실패한 것과 LS네트웍스로의 최대주주 변경 등이 연임의 주요 변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원규 LS증권 사장이 올해로 5년째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가운데 내년 연임 가능성을 둘러싼 업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올해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연임에는 무리 없이 성공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반면 취임 당시부터 강조했던 자기자본이 뒷걸음치는 등 추가 성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임을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019년 3월 LS증권의 전신인 이베스트증권의 수장 자리에 오른 뒤 지난 2022년 3월 3년 임기로 연임에 성공해 지금까지 지휘봉을 잡고 있다.


LS증권은 김 사장이 대표로 선임된 첫해부터 3년간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그가 취임하기 전인 2018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346억원에 그쳤지만 2019년 520억원에서 2020년 1254억원으로 급증했고 2021년에는 1607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후 증시 침체와 시장 부진에 따른 투자 손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태 등이 겹치며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LS증권이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한 증권사인 만큼 관련 충당금을 쌓으며 손실 부담 등이 커진 것이다.


LS증권의 2022년과 작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각각 296억원, 286억원으로 2021년 대비 80%가 넘는 실적 감소를 보였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267억원)은 전년 동기(224억원) 대비로는 19.2% 증가하며 선방했으나 아직 더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김 사장의 지난 2019년 취임 목표였던 ‘자기자본 1조원’도 달성에 실패했다. 자기자본은 증권사의 사업 규모와 시장 지위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자기자본을 늘려 투자 여력을 확대하고 수익 기반을 넓혀 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원규 LS증권 사장(가운데)이 지난 6월 5일 서울 드래곤시티 컨벤션타워 3층 그랜드볼룸에서 비전선포식에 참석해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LS증권

김 사장은 2019년 취임 20여일 만에 9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추진한 후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1200억원과 6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주력해왔다.


이 기간 LS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도 2018년 말 4042억원에서 2019년 말 5149억원, 2020년 말 7410억원, 2021년 말 9286억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자기자본은 2022년 말(9196억원) 지난해 말(9355억원)에는 다소 정체되는 흐름을 나타냈고 올해의 경우, 지난 9월 말(8817억원) 기준으로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 대규모 자사주 매입 등으로 자기자본이 감소했지만 부동산 PF 부문 침체로 인해 추가 자기자본 확충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김 대표가 취임 목표에 이르지 못했고 추가적인 성장 동력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올해 대주주가 범 LG가(家)인 LS네트웍스로 변경된 것도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LS증권은 지난 6월 LS그룹에 최종 편입되면서 사명을 변경하고 새롭게 출발했는데 그룹 측의 판단이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S증권이 LS그룹에 편입된 이후 업계 기대감에 비해선 아직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김원규 대표 체제가 PF 사태 이전까지 순항했지만 이후 수익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 등에서 아쉬운 부분들을 보여줬기 때문에 연임을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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