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미르재단 설립 최상목 주도…국정농단 부역 관료”
입력 2023.12.19 15:40
수정 2023.12.19 15:55
19일 기획재정위원회의 인사청문회
장혜영 의원 “화내면서 명백히 출연금 모금 독촉”
최상목 후보자 “지적한 사항을 겸허하게 수용 하겠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19일 국정농단 관련 “지적하신 사항은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열린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미르재단 관련 “롯데를 포함 시키라며 모금을 독촉했고 (후보자가)주재했던 회의는 재단 설립 분배금을 정하는 회의가 맞다”며 “이렇게 말씀드리는 근거는 후보자께서 존중한다고 말씀했던 국정농단 재판의 결정문”이라고 물었다.
이어 장 의원은 국정농단 재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심 판결문을 근거로 “미르재단에 대한 설립 및 출연 과정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에서 주도했다”며 “(당시)경제금융비서관 최상목은 네 차례에 걸쳐 미르재단 설립을 위한 회의를 주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10월 23일 회의에서 전경련 사회본부장 이용호에게 기업들의 출연 의사를 다 확인했는지 물어보고 아직 덜 됐다는 답변에 아직까지 출연금 약정서를 내지 않은 기업이 있냐”고 반문하며 “‘누군데 아직도 안 내냐, 명단을 달라’ 이렇게 화를 내기도 했다고 적혔고 명백히 모금을 독촉한 거죠”라고 따져 물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판결문을 인용하면서 “안종범 전 수석이 최상목 비서관에게 300억 규모 문화재단을 즉시 설립하라는 지시를 했고, 최상목 비서관이 1차 청와대 회의를 열어서 300억 규모 문화재단을 설립해야 한다”며 “출연 기업은 어디 어디로 9개 그룹이라는 취지로 지시를 했고, 거기 참석했던 사람들이 출연금 분배 방안 문건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1차 청와대 회의 이후 결과를 기초로 작성한 이 문건에 재단 기금 300억 규모로 한다는 내용뿐만 아니라 출연 기업 명단, 각 기업의 분담금 액수가 기재돼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분배금을 정하는 회의가 아니었다’는 후보자의 말은 판결문에 의거하면 사실이 아니며 같은 판결문, 그리고 최서원, 안종범, 신동빈 1심 판결문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르재단 최초 출연 대상 기업 지정 및 롯데에 대한 출연 대상 기업 추가 등은 모두 안종범, 최상목 등 청와대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문에 적시되어 있다”며 “롯데그룹을 포함시키라는 지시도 있었다는 것이 재판부의 사실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 2심 판결문을 근거로 “경제금융비서관 최상목은 아직 출연 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기업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화를 냈다”라며 “미르재단 설립 자금이 300억에서 500억으로 증액되자 상당수 기업들은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이게 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즉 후보자는 단순히 그냥 명령을 받아서 이행한 게 아니라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기업들을 압박해서 미르재단을 설립했고 전경련의 재단 설립을 지시한 당사자가 바로 후보자”라며 “첫 회의부터 후보자는 돈은 재단이 모으지만 사업은 정부가 진행할 거라는 걸 참석자들에게 계속 주지를 시켰다”고 했다.
장 의원은 “그런데 2016년도에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후보자는 이 판결문에 나와 있는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고 회의는 분배금을 정하는 회의가 아니고 그룹에게 모금을 독촉한 사실이 없으며 롯데그룹도 포함 시키라고 지시한 적 없고 했다”며 “내용들 모두 판결문에 비추어 보면 위증이지만, 공교롭게 2주 전에 위증죄 공소시효 7년이 지났고 참 운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후보에게 “후보자 주장처럼 미르재단이 국정농단의 도구였다는 사실을 모른다 하더라도 국가가 기업들 팔을 비틀어 일주일 만에 500억짜리 재단 만드는 게 전 정상인가”라면서 “후보자께서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에서 활용됐던 이 미르재단의 설립을 주도하면서 국정농단에 부역하신 관료”라고 치부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이런 국정농단의 부역자가 다시 경제부총리로 돌아오는, 그런 나라는 안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상목 후보자는 지적한 사항을 겸허하게 수용을 하겠다고 말하고 “다만 똑같은 판결문이나 공소장에 보면 저의 윗사람들끼리 정했고 그런 것들이 지시가 돼 있었다”며 “재판 과정에서 제가 알지 못하는 그런 사안들이 있는 걸 보고 저도 놀랐다”고 했다.
최 후보자는 “다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런 부분들에 대해 저는 어떤 공직자로서의 업무 수행이나 이런 부분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고 또 되돌아보는 기회를 상당 부분 밖에서 많이 가졌다”며 “그래서 어떤 식으로 공직자가 행동을 하고 그다음에 그 관계가 어떤 식으로 발전적으로 나가야 되는지에 대해서 잘 생각하면서 업무에 임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