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兆 굴리는 삼성·LG TV·가전, 프리미엄으로 승부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3.01.17 11:51
수정 2023.01.17 11:51

경기침체에 올해 TV·생활가전 시장 침체 지속 전망

삼성·LG, 대형화·고급화 추세 발 맞춰 프리미엄 승부

OLED·마이크로LED TV 신제품으로 소비자 공략

삼성전자 모델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 개막을 앞두고 4일 '삼성 퍼스트룩 2023' 행사에서 98형 Neo QLED 8K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삼성전자

가전업계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고전중인 TV·가전 시장을 정면돌파한다.


초대형·고화질 제품 선호를 반영해 TV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생활가전에서는 스마트 가전을 내세워 올해에도 100조원대 매출(양사 합산)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을 공개하며 TV·가전 사업에서 이 비중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글로벌 소비 둔화로 TV와 가전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타지 않는 프리미엄 수요를 적극적으로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M(모델명: M3)이 집 안 공간에 조화롭게 배치된 모습.ⓒLG전자
삼성·LG, 나란히 TV·가전 사업 부진…올해도 녹록치 않은 환경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TV·생활가전 실적은 전년과 비교해 크게 미끄러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증권가 컨센서스(추정치)는 43조3700억원으로 전년(51조6339억원)과 견줘 16.0%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보다 69% 급감한 4조300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시장 침체가 본격화됐음을 실감케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TV·가전 부문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년(3조6500억원)의 40%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한다.


LG전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TV(HE)·생활가전(H&A)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의 30% 수준인 1조1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TV 부문은 수요 둔화로 4분기에만 1300억원대 적자를 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공급에 미달하는 수요 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 운송비용 강세 등이 맞물린 효과로 분석된다. 주요 전망기관은 이 같은 글로벌 경영환경이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진단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TV 패널 출하량이 2억6425만개로 전년(2억7195만개)과 비교해 2.8% 줄어들 것으로 봤다. 출하 감소에 대해 트렌드포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영향 등이 고루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TV 패널 출하량 추이ⓒ트렌드포스
'더 크고 더 밝게' 삼성·LG 프리미엄 제품으로 불황 돌파

이 같은 기조에 적극 대응해 삼성과 LG는 올해 TV·가전 사업에서 수익성이 큰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실적 방어에 나선다.


TV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네오QLED 등 하이엔드급 대형 크기 제품에 주력하며, 생활가전에서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과 연동한 스마트 가전을 전략적으로 어필한다.


먼저 삼성전자는 대형 스크린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TV 시장을 겨냥해 올해 98형 8K Neo QLED를 새롭게 내놨다. Neo QLED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LCD 패널에 미니LED(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사용한다. 8K는 4K 보다 픽셀이 4배 더 많고 촘촘해 그만큼 선명한 이미지 구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마이크로 LED 라인업도 50형부터 140형까지 대폭 늘렸다. 50, 63, 76, 89, 101, 114, 140형까지 고객의 취향에 따라 사이즈를 고를 수 있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한다. 모듈 형태로 설치가 가능해 모양· 비율·크기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어 사용자가 맞춤형 화면을 완성할 수 있다.


지난해 처음 출시한 삼성 OLED TV는 55형, 65형과 함께 초대형 77형 모델을 추가해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삼성은 올해에도 TV 시장 1위를 달성, 18년 연속 세계 1위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리테일 매니지먼트 담당 데이먼 엑스텀(Damon Ekstam)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 개막을 앞두고 3일(현지시간) '비스포크 프라이빗 쇼케이스' 행사에서 비스포크 홈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대형화 기조를 이어간다. 32형 풀HD 터치 스크린을 탑재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가전 시장이 TV 시장의 3배를 초과하는 3400억 달러의 큰 시장인 만큼 '비스포크'를 앞세워 신규 수요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올레드 10년의 기술과 디자인을 집약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인다. OLED 무선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이 대표적이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은 현존 최대 크기인 97형(화면 대각선 약 245cm) 올레드 TV에 세계 최초로 4K(3840×2160) 해상도·120Hz(헤르츠) 주사율 규격의 영상 전송을 지원하는 무선 솔루션을 탑재한 것이 특징으로, 전원을 제외한 모든 선(線)이 사라져 TV가 설치된 주변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올레드 TV 제품 대비 최대 70% 가량 밝아진 올레드 에보(모델명: 65G3)도 새롭게 선보였다. 올레드 에보는 같은 화면 크기의 일반 올레드 TV 제품 대비 최대 70% 가량 밝아지고 기존 동급 제품 대비 빛 반사와 화면 비침 현상은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잡기 위해 'LG 시그니처(LG SIGNATURE)' 2세대를 적극적으로 어필하겠다는 방침이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적용한 듀얼 인스타뷰 냉장고, 후드 겸용 전자레인지, 더블 슬라이드인 오븐 등 2세대 제품을 통해 가전 명가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LG전자는 획기적인 기술을 갖춘 TV·가전을 선보이는 한편 고객경험에 집중한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임으로써 업황 불황 속 기회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전자 모델이 webOS 23을 탑재한 LG 올레드 에보(모델명: G3)를 시청하는 모습.ⓒLG전자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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