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부동산 경매시장…내년 회복 될까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2.12.02 06:21
수정 2022.12.02 06:21

서울 아파트 낙찰률, 21년여 만에 최저치 기록

집값 하락 전망에 경매시장 인기도 '시들'

"고금리 충격 가시고 물건 늘면, 회복세 빨라질 것"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세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법원 경매시장도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세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법원 경매시장도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내년에도 한동안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경매시장이 온기를 되찾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거래절벽을 넘어 빙하기에 접어든 매매시장보다 회복세는 빠를 것으로 보인다.


2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11월 서울에서 진행한 아파트 경매 건수는 162건으로 이 중 23건만 낙찰(낙찰률 14.2%)됐다.


낙찰률은 한 달 전보다 3.6%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코로나19로 법원 휴정 기간이 길었던 2020년 3월을 제외하면 지지옥션이 관련 집계를 하기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21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낙찰률은 지난 7월 26.6%에서 8월 36.5%로 올라선 이후 9월부터 3개월째 내림세다.


같은 기간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3.6%로 한 달 전 대비 5.0%포인트 떨어졌다. 낙찰가율은 지난 6월 110.0%를 기록한 이후 5개월째 떨어지고 있다. 다만 응찰자 수는 3.43명으로 한 달 전 2.58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빌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1월 서울에서 진행된 700건의 경매 가운데 70건이 낙찰돼 10.0%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다.


낙찰가율은 한 달 전보다 4.9%포인트 빠진 84.9%로 올 들어 최저치다. 응찰자수는 2.09명으로 조사됐다.


통상 경매시장은 주택 매매시장의 선행지표로 불린다. 경매시장 역시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금리 인상 및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내년까지 경매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금리에 따른 영향이 가장 커 보인다.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한 낙찰률과 낙찰가율의 하락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규제지역이 해제된 곳도 있지만 아직 살아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거래 절벽이 극심한 매매시장 대비 회복 속도는 더 빠를 것이란 관측이다. 경매물건은 최소 6개월~1년 전에 감정가를 산정한다. 따라서 현재 경매로 나오는 물건들은 상대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좋았을 때 감정 평가를 받은 셈이다.


하반기 들어 주택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는데 경매 시작가는 높다 보니 시장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 물건들은 수요자들의 외면 속에 유찰을 반복하는 사례가 늘었다.


내년 상반기 이후 나올 물건들은 올 하반기 시장 상황을 반영해 감정가가 낮아져 수요자들의 경매시장 진입장벽을 낮출 거란 분석이다. 또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이른바 ‘영끌족’ 매물이 경매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거란 예상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지금도 2~3회 정도 유찰을 거쳐 가격이 낮아진 물건에는 상대적으로 응찰자 수가 몰린다"며 "경매시장은 매매시장보다 수요자들이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현재의 시장 가격을 반영한 물건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풀리면 회복 속도도 빠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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