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특정 출신 주도" vs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확대"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2.07.26 10:39
수정 2022.07.26 14:34

이상민 "군으로 치면 각자 위수지역 비워 놓고 모임, 12·12 쿠데타 준하는 상황"

"특정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다" 경찰대 출신 직격…"집회금지·해산 명령 없던 평검사 회의와 달라"

윤희근 " 더 이상 국민들께 우려 끼칠 일 없어야 한다…류 총경, 서장으로서 책무 수행 부적절"

일선 경찰들, 오는 30일 경감·경위급 현장팀장회의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확대키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경찰국 신설 관련 총경회의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 개최를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일선 경찰들은 오는 30일 경감·경위급 회의를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열자"고 독려하는 등 경찰 집단반발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 장관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경찰 지도부가 회의 시작 전에 그리고 회의 진행 도중에 명확하게 해산을 지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적법한 직무 명령에 불복종을 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 직무대행자가 해산 명령을 내렸는데도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군으로 치면 각자의 위수지역을 비워 놓고 모임을 한 건 거의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특히, 총경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특정 출신들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며 경찰대 출신들을 직격하기도 했다. 그는 오후 국회 대정부 질의에 출석해서는 "이번 회의가 평검사 회의와는 전혀 다르다"며 "과거의 평검사 회의에는 집회 금지나 해산 명령 지시가 전혀 없었지만, 이번 경찰서장 회의는 경찰청장 직무대행자의 집회 금지 및 해산 명령이 있었음에도 이를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이날 퇴근길에 취재진 인터뷰에서 "오늘을 기점으로 더는 국민들께 우려를 끼칠 일이 없어야 한다"며 일선 경찰관들에게 더 이상의 집단 행동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자는 이어 "류 총경은 공무 위반과 책임의 정도가 중하기 때문에 서장으로서 책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대기명령을 철회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선 경찰들의 반발은 꺽이지 않고 오히려 추가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이다. 경찰 직장협의회(직협)와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 지부 등은 이날부터 서울역 등 주요 KTX 역사에서 경찰국에 반대하는 대국민 홍보전을 열고 있다. 직협은 또 경찰청 앞에서 류 총경을 응원하고 경찰국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울산지역 5개 경찰서 직협도 돌아가며 1인 시위에 나섰고, 부산 16개 경찰관서 직협 회장단 일동도 같은 주장을 내용으로 하는 성명을 냈다.


일선 경찰들은 특히, 오는 30일 예정된 경감·경위급 현장팀장회의가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확대하기로 했다.


처음 현장 팀장 회의를 제안한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은 26일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당초 팀장회의를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하려 했으나 현장 동료들의 뜨거운 요청들로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변경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김 경감은 "참석 대상자를 14만 전체 경찰로 확장함에 따라 수천명까지는 아니더라도 1천명 이상의 참석자가 예상되기에 강당보다는 대운동장으로 회의장소를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를 향해 "30일 오후 2시 14만 전국 경찰은 지난주 개최한 총경회의와 동일한 주제로 회의를 연다"며 "총경들에게 하셨던 불법적인 해산명령을 저희 14만 전체 경찰에도 똑같이 하실 건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유튜브 생방송으로도 공개될 예정이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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