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공연 스태프·팬들은 어쩌나…김희재 콘서트 논란이 남길 여파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07.07 08:23
수정 2022.07.07 08:23

9일 예정됐던 서울 공연, 결국 무기한 연기

김희재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 개최를 두고 소속사 스카이이앤엠과 공연기획사 모코이엔티 측이 갈등을 벌이면서 오는 9일 예정됐던 서울 콘서트가 무기한 연기됐다. 팬들의 실망감은 물론 스태프 180여 명의 호소에도 불구, 결국 공연이 진행되지 못하면서 이 역대급 논란이 남길 여파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27일, 김희재의 소속사 스카이이앤엠이 모코이엔티를 상대로 계약무효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당시 스카이이앤엠 측은 모코이엔티가 총 8회 공연 중 5회 공연에 대한 출연료를 가수에게 지급해야 하는 계약상 의무에도 납기일까지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모코이엔티 측은 관련 내용을 양사 모두 인지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며, 이 내용을 6월 13일 스카이이앤엠측이 발송한 내용증명을 통해 뒤늦게 통보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들은 “내용증명을 통해 ‘5회분을 지급할 테니 성의 있는 연습 참여와 곡(김희재와 스카이이앤엠에서 보유한 리스트)을 전달해달라’는 요청을 수차례 드렸으나 단 한곡도 받지 못해 편곡팀이 2주 동안 밤을 새워 곡을 만들고 있다”면서 김희재의 복귀를 호소했다.


이후에도 소속사 스카이이앤엠은 “공연 취소” 입장을 고수했다. 그들은 지난달 29일 팬카페를 통해 “모코이엔티 공연기획사에 계약위반으로 인한 공연 무효를 통보하고 현재 소송 중이다. 이번 김희재 투어공연은 개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모코이엔티 측이 “우리 콘서트가 소모전으로 퇴색돼 가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면서 스카이이앤엠이 계약위반 내용으로 주장하던 ‘아티스트의 개런티 5회분 선지급’을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그럼에도 스카이이앤엠의 ‘취소’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가수의 공연을 두고 소속사와 공연기획사가 갈등하는 일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임창정의 전 소속사 대표와 3개 공연기획사가 법적 갈등을 겪은 바 있으며, 2015년에는 조성모가 공연기획사와 출연료를 갈등을 빚다가 이후 원만하게 합의를 한 바 있다. 다만 당시 갈등은 실제 콘서트 진행과는 별개로, 또는 콘서트가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 불거진 것으로 팬들의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었다.


취소 사례도 없지는 않다. 지난 2014년, 박완규, 이영현의 공연이 하루 전 돌연 취소된 바가 있었다. 당시 박완규 측은 티켓 판매 저조를 이유로 공연기획사가 일방적으로 공연을 취소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티켓 환불 등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며 팬들에게 사과를 했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김희재 측이 결국 개런티를 모두 입금하며 공연 참여를 희망하는 공연기획사의 반대편에서 “취소”를 강조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연출 중이다. 물론 문제 상황을 덮고 무조건 공연을 강행하며 팬들을 위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공연 취소’라는 황당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 팬들과 논란 과정에서 “돌아와 달라”고 호소한 스태프들을 향한 미온적 사과. 그리고 모코이엔티의 ‘5회분 개런티도 선지급’ 이후의 소극적 대응에 대해서는 실망감 어린 반응들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스태프들은 “김희재 님과 함께 꿈꾸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어제 6월 27일 날벼락같은 보도문을 보고 모두들 혼돈 속에 하루를 보냈다. 꼼꼼히 많은 것을 준비한 김희재 님의 의견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모코이엔티와스카이이앤엠 간에 오해가 있다면 빠르게 풀어주시고 스태프들을 위해서라도 음원 제공과 연습 일정(안무, 합주, 편곡)을 지금이라도 주셔서 콘서트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었다.


모코이엔티는 블로그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과의 약속이며, 일용직이나 다름없는 공연스테프들의 시간을 산 점. 또한 대관 업체와의 약속, 특별 게스트로 초대된 소방관들과 독거노인단체 분들과의 약속, 저희를 믿고 협찬을 해주시는 광고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꾸준하게 대화를 시도했으나, 오해로 아직 아무 대답도 듣지 못한 채 답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순 없어서 스카이이앤엠와 가수에게 허가받은 굿즈 중 일부를 공개했고, 곧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스태프는 물론, 모코이엔티가 언급한 많은 이들이 이번 공연에 얽혀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공연 진행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팬, 스태프들을 위해서도 공연을 진행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그 이유를 보다 적극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이 이뤄줬어야 했다는 것. 스카이이앤엠의 소극적 태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현재 김희재는 최근 발매한 앨범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논란의 내막을 떠나 당장 피해를 입게 된 팬, 스태프들을 향한 김희재 당사자의 입장 또는 사과는 이뤄진 바 없다. 이렇듯 여파가 큰 논란을 유발한 뒤에도 이를 지워버린 채 활동 강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게 되면, 자칫 공연 취소의 무게감이 가볍게 여겨지는 것은 아닌지 부정적은 선례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