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해하기 어려운 민주당
입력 2021.12.11 08:02
수정 2021.12.11 09:10
마음 급한 이재명, ‘몸 낮추기’ 쇼
일부 의원들, ‘아무 말 파티’ 계속
국회의원 숫자를 믿고 그랬는지 그 동안 그렇게 국민을 무시해오던 민주당이 최근 몸을 낮추는 모양을 보니, 선거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얼마 전 당 소속 국회의원 169명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함께 낮아지기’를 당부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편지에서 “민주당이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고백하고 “현장에서 만난 전국의 민심은 생각보다 훨씬 따갑고 무거웠다”고 했다.
뒤늦게라도 이런 민심을 깨달은 민주당이 기특하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는 뭘 믿고 그렇게 여론을 외면하고 엉뚱한 정책을 내놓고 분위기 모르는 소리를 해왔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몇 가지 짚어보자.
민주당은 조동연(39) 서경대학교 교수를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조 교수가 “육사 출신으로 우주항공분야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언론도 “정치 초년생인데도 당대표와 동급의 상임선대위원장”이라고 그 비중을 높게 평가했다.
그 후 조 교수에 대한 혼외자(婚外子) 논란이 불거지자, 안민석 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조동연씨의 혼외자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문제를 제기한 측은 책임을 져야한다”고 몇 차례 발언했다.
안 의원의 개입으로 조 교수의 ‘혼외자 의혹’은 엉뚱하게도 ‘당을 대신한 안민석 의원의 해명이 사실이냐 거짓이냐’로 국면이 바뀌게 된다.
안 의원은 사실을 확인하고 그 이야기를 했을까? 안 의원의 허언증(虛言症)인가, 언론의 가짜뉴스인가?
안 의원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조동연 교수는 사퇴했다. 결국 안민석 의원의 거짓말이 조 교수를 정치판에서 밀어내고 제대로 해명할 기회도 막아버리고 혼외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담론 형성도 막아버렸다.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우리나라에서도 언젠가는 혼외자가 있어도 (프랑스처럼) 정치를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와 같은 거짓말은 지금 당장 없어져야 한다. 거짓말은 혼외자보다 더 나쁘기 때문이다.
덧붙이자면, 안민석 의원은 장자연-윤지오 씨 사태에서도 거짓 퍼레이드에 동참해 민주당을 망신시켰고(2019.4), 최서원 씨에 대해 “해외에 수조원대의 재산을 숨겨놓았다”는 거짓말을 퍼뜨려 최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소송에서 패소해 “1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문(2021.9)을 받아든 인물이다. 국민 눈에는 신뢰가 전혀 없는 인물인데 민주당에서는 달리 보이는 모양이다.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팀은 지난 5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장모가 지난 2011년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농지법을 위반하고 허위문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런데 농지법 위반과 허위영농계획서 제출 문제는 문 대통령 부부도 자유롭지 못하다. 대통령 부부는 작년 4월 경남 양산에 퇴임 후 거주할 집을 짓기 위해 3800㎡(1151평) 규모의 땅을 매입하면서, 농지법을 위반하고 허위 영농계획서를 제출한 적이 있다. 당시 야당은 “집을 지을려면 대지를 사서 집을 짓던지, 아니면 농지법을 고쳐서 일반 국민들도 필요한 경우 구입할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은 더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대표적 대선 공약인 ‘기본소득‘을 비판한 제주대학교의 이모 교수에 대해 당원 자격정지 8개월의 징계를 내렸다(11.29). 후보의 공약을 비판했다고 해서 당원을 징계하는 정당이 한국의 민주당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그래서 민주당이 노동당이나 중국 공산당을 닮아간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것뿐이 아니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에 대한 부정적 게시물이 계속 올라온다는 이유로 “12월 1일부터 권리당원 게시판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계속 과열되는 분쟁과 추가로 발생하는 법적 갈등 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당원들의 말길(언로, 言路)을 막는 행위는 결코 민주적인 정당 운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이재명 바로 알기 캠페인’을 제안했다. 선거용으로 지난 8월에 나온 책 ‘인간 이재명’을 읽고 독후감을 올리고 주변 인사 3명에게 릴레이 추천을 하자는 기발한 선거운동 방안이다.
송 대표는 “아내가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면서 “아는 만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이재명 후보의 인간됨을 모르는 국민이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아는 만큼 보이게 된다’는 말은 대부분의 경우 맞는 말이다. 민주당에 대해 알면 알수록, 민주당이 따르는 길이 북한 노동당이나 중국 공산당과 어찌나 닮아 보이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에게도 언젠가는 ‘민주당 100년 투쟁의 주요 성과와 역사적 경험에 관한 결의’(역사결의)를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으스스한 생각도 든다.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