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0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코로나에도 꿋꿋 “대규모 관중”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1.10.27 10:16
수정 2021.10.27 10:17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동하계올림픽 개최 도시 영광

IOC 등에 업고 인권탄압에 따른 보이콧 바람 잠재워

코로나19 극복 증거 제시 위해 엄격한 방역조건 내세워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2.4 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2020 도쿄올림픽이 폐막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개최된다. 코로나19 팬데믹로 인해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간격이 줄었다. 사상 초유의 '연기 사태'를 지켜보던 중국의 차례가 됐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도 아래 현재 동계올림픽 준비는 계획대로 완료 단계에 도달했다.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을 치른 베이징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도시가 되지만, 그 영광과 기쁨을 만끽하기에는 지나야 할 산맥이 험준하다.


올림픽 보이콧 바람이 만만치 않다.


인류의 단결과 협력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담은 성화가 지난주 베이징에 도착했다. 온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야 할 성화는 베이징에 오기까지 순탄하지 못한 길을 걸어왔다. 성화 채화 시 인권단체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소수민족 인권침해 등을 놓고 미국 하원의장은 지난 5월 “선수들을 존중해 올림픽에 참가하도록 하는 대신 개·폐막식 때 어떤 공식 사절단도 보내지 말자”며 ‘외교적 보이콧’을 주장했다. 유럽 의회도 지난 7월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결의안을 의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등에 업은 중국은 보이콧 요구에 “스포츠를 정치화 말라”고 거칠게 맞받아치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IOC는 슈퍼 세계정부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존 코츠 부위원장은 13일 중국의 인권 침해 논란에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중국이 더 신경 쓰고 있는 문제는 코로나19다. 지난달 전국체육대회를 통해 올림픽 리허설은 일찌감치 마쳤다. 개막식에 운집한 4만6000여 명 가운데 일부 관중을 제외한 선수와 공연자, 행사 관계자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방역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69일 만에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경기 열리는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 베이징에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5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해외 유입 델타 변이가 중국 11개 성으로 번져 7월 난징 집단감염 이후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성공을 위해 베이징 방역은 더욱 엄격해질 것”이라고 어조를 높이고 있다. 이미 발표된대로 중국 당국은 올림픽 때 엄격한 폐쇄 조치를 시행한다. 각국 선수들은 베이징에 도착하기 전에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외 없이 3주 격리 조치를 당한다. 시진핑 주석 지시 아래 모든 인원을 '폐쇄식' 관리로 행동 반경을 제한한다.


이번 올림픽을 코로나 극복의 증거로 세계에 보여주려는 중국이 일본처럼 ‘무관중 올림픽’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은 도쿄 대회처럼 선수단, 미디어 등 관계자와 일반인들의 동선을 분리하는 ‘버블 시스템’을 운영하지만, 방역 조건을 충족한 중국 거주자의 관람은 허용한다.


입장 허용 차원을 넘어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 부각을 위해 대규모 관중 동원 카드도 검토 중이다. 집권 연장의 토대를 확고히 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의 안정적인 3연임 작업 중 하나다. 중국의 우월성을 세계에 과시하면서 시진핑의 정치 행보에 호재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러시아와 북한은 IOC 징계를 받아 국가 자격으로는 출전할 수 없다. 도핑 조작 의혹을 받는 러시아는 평창올림픽에 이어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선수 개인 자격으로만 출전이 가능하다. 북한은 도쿄올림픽 불참에 따른 징계로 지난 9월 IOC로부터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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