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고점 논란에도 하반기 업황은 순풍
입력 2021.08.20 06:01
수정 2021.08.19 17:55
공급과잉으로 인한 업황 하락 전망한 모건스탠리 보고서로 촉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하락에도 메모리 수요 여전히 견조
"양호한 재고 수준-다양한 수요처...업황 하락 전망 과도한 우려"
최근 메모리반도체 고점 논란이 일면서 빅 2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타격을 입고 있지만 하반기 업황은 긍정적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에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업황 하락을 예상하는 보고서를 냈지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우려로 보고 있고 통계 전망치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제품 가격이 고점이 찍었다는 일각의 분석에도 올 하반기 업황은 긍정적인 상황으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고점논란은 지난 11일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발표한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Memory, winter is coming)’라는 보고서로부터 시작됐다. 메모리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업황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보고서 내용의 요지다.
보고서가 나온 이후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8만원대(10일 종가기준·8만200원)였던 삼성전자의 19일 종가는 7만3100원으로 약 8.9%(7100원) 하락했다.
같은기간 SK하이닉스도 동일한 8.9%(1만원, 11만2500원→10만2500원) 떨어지면서 10만원대를 위협받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장중 10만원 선을 하회(9만8900원)하기도 했다.
이 기간 중 코스피지수가 약 4.5%(3,243.19→3097.83)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하락 폭이 약 2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가 양상은 현재의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에 나온 공급과잉 전망은 지나치게 과도한 우려라는 지적이다.
다른 부품의 수급 불균형이라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PC용 D램 등 일부 제품에서의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수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업황 하락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일시적인 가격 조정이 이뤄질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전반적인 상승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메모리 수요처도 다변화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양사의 주가 변동은 업황이 아닌 금융 이슈로 보고 있다”며 “객관적인 업황보다는 증권사 리포트에 따라 주식 매매 상황이 반영되는 것일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향후 메모리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담은 보고서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시티은행·JP모건 등은 견조한 수요와 양호한 재고 수준, 다양한 수요처 등을 바탕으로 향후 메모리 업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거들었다. WSTS는 최근 발표한 올해 2분기 시장 상황을 집계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25.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WSTS는 앞서 지난 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0.9%로 제시했는데 지난 6월 19.7%로 한 차례 올린데 이어 이번에 다시 상향 조정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 성장룰도 기존 31.7%에서 37.1%로 5.4%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예상 매출액 규모는 1611억달러로 전체 반도체 시장의 약 2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재고 수준도 크지 않아 당장 업황이 악화될 요인은 크지 않다”며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 업황은 긍정적으로 내년은 더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