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블루라인파크, 죽은 철길 살려 국민에게 돌려준 신박한 '철도사업'
입력 2021.06.18 13:20
수정 2021.06.18 14:07
국가철도공단, 폐선 구간 활용해 해안철도로 개통
개발이익, 고스란히 철도시설로 재투자
철도 국유재산 지키고, 시민 여가와 관광자원 활용 ‘일석이조’
“어디 외국에 나가도 이런 해안 절경을 볼 수 있는 관광지가 있을까요? 관광객뿐만 아니라 여기 사는 지역주민들에게도 해안 길을 따라 나무 데크가 쭉 깔려있어 산책길로도 너무 좋겠어요.”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되살려 개발한 블루라인파크. 지난 17일 이곳에서 만난 해변열차 탑승객들은 전날 밤 비온 뒤 잠시 갠 하늘과 바다가 만나 이룬 절경에 취해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탁 트인 풍광을 담느라 여기저기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 찍기 바빴다.
블루라인파크는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 미포~송정역 구간 4.8㎞의 폐선 등으로 기차를 타고 해운대와 청사포를 비롯한 해안 풍경을 볼 수 있다. 좌석도 해안을 바라볼 수 있도록 배치해 해안 열차의 장점을 살렸다.
국가철도공단이 보유하고 있던 이 철도 유휴 부지는 공단이 부산시에 제공하면서 산책로와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이 구간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포항~부산 구간이 개통돼 일제의 자원 수탈 및 일본인들의 해운대 관광을 위해 건설됐다. 해방 후 포항~경주~울산~부산을 잇는 서민 교통수단이자 단선 선로로 오랫동안 동해남부선 본선 구간으로 사용됐으나, 그동안 시가지가 확장됐고 지형도 협소해 현 루트 그대로 복선 전철화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에 2013년 12월 2일 동해남부선 본선은 장산 내 터널을 통과하는 새 선로로 이설됐고, 기존 선로는 폐선됐다.
하지만 폐선 후 해안에 밀접한 철도노선으로 가장 아름다운 철길 중 하나로 꼽히며 여러 가지 해당 구간에 대한 재활용 방안이 논의를 거듭하다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제는 지역을 살리는 어엿한 효자 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잊혀질법 했던 철도 폐선 구간을 활용해 해안 풍경을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해안철도가 새로이 개통됐다.
여기서 얻어지는 개발 이익은 선형 및 노후시설 개량 등 철도시설에 재투자돼 공단 부채 감축 등 경영성과 확보와 국가재정 건전성 증대에 기여되고 있다는 데 더 의미가 깊다.
또 사업초기부터 지자체와 협업을 통한 지역 맞춤형 개발로 주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지역 일자리 363명 창출 등 경제 활력에도 기여했다.
이처럼 역사적 가치가 있는 선로와 자연환경 등 철도 국유재산을 모두 지키고 시민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일석이조’의 가치 있는 사업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블루라인파크와 마찬가지로 철도 유휴부지와 폐역·폐철도 등 철도 국유재산을 관리해 대한민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