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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염물질 20%는 중국서 온다"<환경연구원>

연합뉴스
입력 2004.11.17 12:08 수정 2004.11.17 12:08

산성비를 일으키는 오염물질인 아황산가스(SO₂) 등 황산화물의 20%가 중국에서 날라온다는 공식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환경연구원은 지난달 28-30일 중국 시아멘(廈門)에서 열린 제7차 한.중.일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에 관한 전문가회의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한국의 일방적인 발표가 아니라 지난 95년 한국의 제안으로 시작돼 3국 환경장관간에 합의된 공식사업인 한.중.일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사업(LTP)의 결과로써, 그동안 중국발 오염물질에 대한 개별 연구자의 연구 결과는 발표된 바 있지만 3국 간 공식 회의에서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98년 1년 간 우리 나라에 침적된 황산화물 46만5000t 중 20%인 9만3509.7t이 중국에서 날라왔다.

이는 최근 논란을 일으킨 서울대 박순웅(지구환경과학부) 교수팀의 연구결과와는 큰 차이가 있는데, 박 교수팀은 94∼98년 한국의 대기오염물질 중 중국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황산가스의 연평균 40%, 질소산화물은 49%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양자간에 차이가 나는 것은 박 교수팀이 중국에서 날라온 아황산가스는 8만3000t, 우리 나라에 침적된 총량은 32만t 가량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은 도시화.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석유.석탄의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며 황산.질산으로 변하면서 산성비가 된다.

특히 이동과정에서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는 질소산화물에 비해 황산화물은 국가간 영향을 따지기 쉬운 물질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98년을 기준으로 한 것은 중국의 황산화물 최대 배출연도였기 때문"이라며 "그 후로 강력한 대기오염 방지 정책 덕택에 배출량이 줄었다가 최근 화력발전소 건설 등으로 인해 다시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중.일 3국은 이번 회의에서 내년부터 2007년까지 진행되는 2단계 LTP에서는 황산화물 뿐만 아니라 질소산화물의 국가간 영향도 연구하기로 했으며, 일반 대기오염물질 이외에도 휘발성 유기화합물질과 탄소입자까지 측정하고 중국 전역을 포함할 수 있도록 모델링 영역도 늘리기로 합의했다.

또 산성물질에 의해 동북아 지역 식생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최적의 대기오염 농도 수준을 도출하고 이를 근거로 최적 대기오염 배출량 시나리오를 도출하기로 합의, 3국 간 대기오염물질을 둘러싼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국 간 LTP 사업은 국립환경연구원에 사무국을 두고 한국측이 주관해 온 사업이며 지금까지 중국 다롄(大連), 일본 오키 및 제주도 고산 등 3국이 합의한 8개 지점과 서해안 지역에서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 오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공동 측정해왔다.[서울=연합뉴스]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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