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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품에 안은 KB금융…리딩금융 탈환 박차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0.04.10 14:23 수정 2020.04.10 14:23

생명보험 사업 보강 성공…非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안정적인 자본력 강점…저금리 역풍은 잠재적 부담

KB금융그룹이 2조3000억여원을 들여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게 됐다.ⓒ푸르덴셜생명 KB금융그룹이 2조3000억여원을 들여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게 됐다.ⓒ푸르덴셜생명

KB금융그룹이 2조3000억여원을 들여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게 됐다. 이로써 KB금융은 다소 빈약했던 생명보험 사업 보강에 성공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한층 알차게 꾸릴 수 있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KB금융은 신한금융그룹에게 빼앗긴 리딩금융 타이틀 탈환에 다시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10일 이사회에서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과 자회사 편입승인 안건을 결의하고 이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기초 매매대금 2조2650억원과 거래종결일까지의 합의된 지분가치 상승에 해당하는 이자 750억원을 합산해 지급할 계획이다.


KB금융은 이미 KB생명보험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꾸준히 생명보험 부분 보강을 노려 왔다. KB생명이 보유한 자산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10조453억원으로 아직 국내 24개 생명보험사들 중 17위에 해당하는 소형사다. 이에 KB금융은 최근 잇달아 후순위채와 영구채를 발행하며 7000억원의 실탄을 새로 조달,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대비해 왔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신한금융으로부터의 리딩금융 탈환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3118억원으로, 신한금융(3조4035억원)에 비해 900억원 가량 뒤지며 금융그룹들 중 2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3분기까지만 146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단순 합계로만 보면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경우 순이익에서 신한금융을 제칠 수 있다는 얘기다.


푸르덴셜생명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자본력이다. 푸르덴셜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15%로 보험업계 1위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숫자로, 보험사의 자산 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다. 푸르덴셜생명의 자산은 20조1938억원으로 생보업계 11위 수준이다.


하지만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따른 부담도 따를 전망이다. 저금리 기조가 심화하면서 보험업계의 경영 여건이 전반적으로 크게 악화되고 있어서다. 고객들로부터 받은 돈을 잘 굴려 다시 이를 보험금으로 지급하고 남은 수익을 거둬들여야 하는 보험사의 사업 구조 상 낮아진 시장 금리는 투자 수익률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여파가 확산되자 각국 중앙은행들은 경쟁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금리를 0.00~0.25%까지 내리며 사실상 제로 금리 모드에 들어간데 이어, 한국은행 기준금리 역시 지난 달 0.75%까지 낮아지며 사상 처음으로 0%대에 진입했다.


이에 KB금융은 다양한 보험사 매물을 지속적으로 살펴봤으며, 추가적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 예상되는 보험사들까지 포함해 비교 검토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생보업계 최고의 자본 여력과 안정적인 수익성 등 우수한 기반을 보유한 알짜 매물인 푸르덴셜생명의 내재 가치가 국내 최상급 수준이며, 최근 악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도 경쟁사에 비해 더욱 안정적인 사업 역량을 갖췄음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우수한 자본 적정성을 보유한 생보사는 지금보다 기업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의 가족이 됨으로써 많은 고객들에게 양질의 보험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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