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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장기업 5곳 중 1곳,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4.09 08:54 수정 2020.04.09 08:54

한경연, 상장기업 685곳 분석...3년 연속 한계기업 2년새 2배 늘어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수 추이(왼쪽) 및 연도별 한계기업 추이.ⓒ한국경제연구원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수 추이(왼쪽) 및 연도별 한계기업 추이.ⓒ한국경제연구원

지난해 상장기업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연속 한계기업인 기업은 2년 사이 2배 늘었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현금성자산이 감소하고 차입금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지난 5년간(2015∼2019년) 매출액 데이터가 모두 있는 상장기업 685곳 가운데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 한계기업이 20.9%(143곳)로 나타났다며 업황 부진으로 인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보다 작으면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보다 작다는 의미다.

한경연은 한계기업 수가 2016년 94개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최다를 기록했으며, 3년 연속으로 한계기업인 곳은 2017년 28개에서 작년 57개로 2배 늘어났다고 했다. 한계기업 증가는 매출은 정체 상태인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줄어든 탓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에 따르면 작년 상장기업 매출은 1152조8000억원으로 전년(1190조3000억원)보다 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5조5000억원으로 전년(111조3000억원)보다 50.1%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8년 9.4%에서 지난해 4.8%로 반토막 났다.


상장기업 685곳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131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3% 감소했다.


상장사 절반이 넘는 51.8%(355곳)의 현금성 자산이 줄면서 전체 상장기업 현금성 자산이 2년 연속 감소했고 감소 폭도 전년(-3.2%)보다 커졌다. 기업의 자산 대비 현금보유 비중인 현금자산 비율도 2016년 9.3%에서 계속 감소해 지난해 7.6%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감소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102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5.5% 감소했다.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적은 수치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줄어든 313개 기업 중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33개로 전체 상장사의 19.4%를 차지했다. 현금흐름 부족으로 기업들이 투자금을 외부조달에 의존하면서 갚아야 할 순차입금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236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8.4% 증가했다.


한경연은 차입금은 증가하는 데 반해 현금 유입은 줄어들어 기업들의 재무 부담이 가중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상장기업이 보유한 평균 재고자산은 지난해 99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한경연은 지난해 재고자산 증가가 팔리지 않아 쌓인 ‘악성 재고’로 인한 것으로 이는 영업부진과 함께 기업 현금보유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인 재고자산회전율은 11.5회로 2017년 14.3회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아울러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평균일수는 31.7일로 지난 2017년 25.5일에서 2년 만에 1주일가량 늘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인해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존립의 기로에 서있는 기업들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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