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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2020 르포] '서울 강남갑' 태구민 "세금폭탄 정부 심판" vs 김성곤 "강남 자존심 지켜야"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04.08 05:30 수정 2020.04.08 04:36

태구민 "김성곤, 천안함 입장 분명히 대답 안해 유감"

김성곤 "태구민 공천은 안보 위협 공천…검증 부족"

유권자들, 안보관·부동산·세금 등 놓고 의견 분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강남갑 지역구에 출마하는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앞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강남갑 지역구에 출마하는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앞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4·15 총선서 태구민 미래통합당 후보와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서울 강남갑 지역은 대대로 보수정당이 우세를 지켜온 곳이다. 17·18·19대 총선에서 통합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들이 60%를 상회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된 바 있다, 다만 지난 20대 총선에서 이종구 통합당 의원이 54.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5.1%의 득표율을 기록한 김성곤 민주당 후보와의 차이가 10% 이내로 좁혀진 만큼 결과를 속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태 후보는 7일 새벽 6시 20분부터 학동근린공원을 시작으로 동명문화센터, 역삼푸르지오아파트 인근에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탈북민 출신으로 지역구에 출마한 첫 번째 후보라는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는 태 후보는 앞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에 온 후) 예상외로 반가웠던 것은 대부분의 유권자분들이 TV로 많이 봤다며 저를 알아봐 주신다는 것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태 후보는 이날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 '태영호TV'에 직접 랩을 선보이는 동영상을 업로드해 홍보에 나서는 등 유권자들과 보다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아울러 탈북민 출신답게 굳건한 안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강남갑의 지역 특성상 부동산 문제에 민감한 유권자들에게 알맞는 맞춤 공약을 소개하는 데도 여념이 없었다. 태 후보는 전날(6일) 방송된 김성곤 민주당 후보와의 토론회에 대해 "천안함 피격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닐 수 있다는 민주당 후보의 과거 발언에 대해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질문했지만, 김 후보는 정확한 답변 대신 당시 국제사회에서 나라마다 입장이 달랐다며 굉장히 가슴 아픈 사건이라고만 답했다"라며 "많은 분들이 국방위원장을 했다는 사람이 어떻게 정부의 공식입장도 분명하게 대답하지 않는지 놀랍다고 말씀하셨다"고 언급했다.


태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종부세 등) 세금폭탄으로 강남주민에게 고통을 안겨 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제대로 심판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아침 학동역 근처에서 기자와 마주친 40대 유권자 A씨는 태 후보에 대해 "무엇보다 북한이 싫어서 목숨 걸고 우리나라로 온 후보인데, 안보관 하나만큼은 믿고 기대해도 되지 않겠나. 태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역시 학동역 근처에서 출근 중이던 30대 유권자 B씨는 "유튜브에서 태 후보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을 보고 기존에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많이 달라 신선했다. 호감 가는 사람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학동근린공원에 운동을 하러 나왔다는 60대 유권자 C씨는 "이 동네서 십수년을 넘게 살았는데, 종부세니 뭐니 이런저런 명목으로 내야 할 세금이 너무 많이 올라 화가 난다. 이 정부에 반감이 너무 커 여당 후보에 투표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7일 오후 2시에 열린 김성곤 후보의 도곡시장 유세에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웃 지역구인 강남병의 김한규 후보가 지원을 와 눈길을 끌었다. ⓒ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7일 오후 2시에 열린 김성곤 후보의 도곡시장 유세에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웃 지역구인 강남병의 김한규 후보가 지원을 와 눈길을 끌었다. ⓒ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같은 날 민주당 김성곤 후보도 아침 일찍부터 르네상스호텔 사거리에서 인사를 시작해 강남역을 중심으로 역삼동 일대를 돌며 유권자들과 만났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도곡시장 유세에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웃 지역구인 강남병의 김한규 후보가 지원을 와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강남갑 주민들을 위한 종부세 감면과 관련해 투기가 아닌 1가구 1주택자 혹은 장기보유 실거주자 및 고령, 은퇴자에 대해 종부세 감면 여부가 합리적으로 조정돼야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라며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어느 당도 180석이 안 되면 처리가 어렵다. 여야 합의를 존중하며 어려운 문제인 종부세도 반드시 여야가 타협해 21대 국회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태구민 후보를 향해 김 후보는 "남북은 평화로운 방법으로 통일해야지 전쟁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안보가 중요하다는 보수정당에서 안보를 위협하는 공천을 해 유감"이라며 "과거 적성국가에서 우리를 공격하던 공직자가 충분한 검증기간 없이 대한민국의 기밀을 접할 수 있는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것은 선진국에서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원유세를 온 이인영 원내대표도 "안보는 데코레이션(장식)이 아니지 않느냐는 말씀을 들었다"라며 "강남에 김성곤 후보가 있는데 태구민이 왜 필요한가, 아무리 강남이지만 태구민 후보는 아직 아니다. 이것이 강남의 자존심이라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김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장을 보러 나온 40대 유권자 D씨는 "종부세 등 세금을 올려놓은 게 현 정부여당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이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제가 사는 동네에 여당 국회의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당을 밀어줄 생각"이라고 했다.


김 후보와 이 원내대표의 유세가 끝나고 도곡시장 상인들에게 인사를 다니는 모습을 지켜보던 40대 E씨는 "야당이 항상 발목잡기 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계속 민주당을 지지해왔고 이번 투표에서도 지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선릉역에서 기자와 만난 50대 유권자 F씨는 "고향이 전남 여수 출신인데, 김성곤 후보가 여수에서 여러 번 당선되며 일을 상당히 잘 했다고 판단한다"며 "서울 강남에서도 일을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지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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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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