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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의 유혹’ 한신 망신된 후지나미 쫓겨나나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04.06 00:01 수정 2020.04.05 21:24

본분 망각하고 호화 파티 참석해 코로나19 감염

멘탈 약한 후지나미, 팬들 거센 야유 못 견딜 듯

한신 타이거즈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 ⓒ 뉴시스 한신 타이거즈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 ⓒ 뉴시스

한때 한신 타이거즈의 자랑이었던 후지나미 신타로(26)가 팀에서 쫓겨날 위기에 몰렸다.


후지나미는 지난달 26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현재 병원에 격리돼 치료 중이다. 확진 판정을 받을 당시만 해도 증세를 느끼고 빠른 신고로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포장돼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의 칭찬까지 받았지만, 역학조사에서 나타난 동선과 언론을 통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지탄의 대상으로 추락했다.


개막을 앞둔 가운데 외출을 자제하는 등 각별히 조심했어야 할 시기에 후지나미가 호스티스들도 낀 큰 모임에 참석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4일 ‘닛칸겐다이’ 보도에 따르면, 후지나미는 지난달 14일 선수 7명과 여성 20명이 참석한 호화 파티에서 유흥을 즐겼다. 이후 후지나미 포함 한신 선수 2명(외야수 이토 하야타, 포수 나가사카 겐야)과 여성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져 일본 야구계는 발칵 뒤집혔다.


4월 24일 개막 강행 의지를 밝혀온 NPB(일본프로야구기구)는 지난 3일 12개 구단 대표자 회의를 개최, 세 번째 개막 연기를 알렸다. 5월말 개막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를 볼 때 구체적인 재개 시점을 내놓을 수 없다. 예정했던 143경기 소화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의 실망과 분노는 극에 달했다. 코로나19 관련 대응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한신 타이거즈 구단을 향한 질타가 거세게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데뷔 초반과 달리 부상과 부진으로 입지가 좁아진 후지나미를 놓고 홈 팬들은 트레이드 당위성까지 설명하고 있다.


본분을 망각한 행동으로 일본 프로야구의 개막을 연기하는 원인이 됐다는 손가락질까지 받는 후지나미가 정상적인 투구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후지나미는 최근 3시즌 제구가 되지 않아 매우 고전했다. 볼넷을 내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면 초조해져 리듬을 잃고 어이없는 사구로 경기 분위기를 망친다. 이처럼 멘탈이 약한 후지나미가 거센 야유가 쏟아지는 경기장에 설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금의 환경에서는 살아나기 어려우니 팀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의견이다.


코로나19 확진 판정받은 후지나미. ⓒ 뉴시스 코로나19 확진 판정받은 후지나미. ⓒ 뉴시스

후지나미는 고교시절 오타니 쇼혜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기대를 모았던 우완 투수다. 197cm의 장신에서 내리꽂는 강속구는 매우 위협적이다.


데뷔 시즌 두 자릿수 승리(10승)와 2점대 평균자책점(2.75)로 센트럴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2년차에서 163이닝을 소화하며 11승8패를, 3년차였던 2015시즌에는 199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40을 찍고 탈삼진왕(221개)까지 차지했다. 오승환이 한신 마무리로 활약할 때, 완투승을 거두기도 했다.


WBC 국가대표 유니폼까지 입으며 일본의 대표적인 투수로 성장하는 듯했지만, 너무 소모된 팔과 무너진 밸런스, 이에 따른 부담으로 멘탈이 약화되면서 한없이 작아졌다. 최근 3시즌은 부상과 부진으로 등판 기회도 크게 줄어 135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최근 연습경기에서 위력적인 투구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다시 뽑기 어려운 미운털이 박혔다. 코로나19 감염 차제가 죄는 아니지만 본분을 망각하고 달콤한 유혹에 빠진 대가는 이렇게 크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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