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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요리 예능의 변화②] 간편식, 사라진 셰프 빈자리 채우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3.26 16:12 수정 2020.03.27 08:29

'편스토랑'·'라끼남'·'배고픈데 귀찮아'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요리 소재


'편스토랑'은 미식가 스타들이 혼자만 먹기엔 아까운 메뉴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다.ⓒKBS '편스토랑'은 미식가 스타들이 혼자만 먹기엔 아까운 메뉴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다.ⓒKBS

“간단해서 한 끼 해결하기에 좋아요.”


지난달 KBS2 '편스토랑‘이 다섯 번째 메뉴로 출시한 ’꼬꼬밥‘(꼬꼬덮밥)에 대한 평가다. 방송인 이경규가 개발한 이 메뉴는 출시 2일 만에 즉석덮밥 카테고리 매출, 판매량 기준 1위를 모두 차지한 데 이어, 10일 만인 지난달 25일 동일 카테고리 내 30여 가지 상품을 모두 합한 판매량을 넘어섰다.


‘꼬꼬밥’은 매콤하고 달달한 특제 마라마요 소스와 고소하고 바삭한 양파 후레이크가 특징이다. 먹는 방법도 초간단. 소스와 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운 후 컵 용기에 함께 넣고 섞으면 된다. 이후 양파 후레이크를 뿌리면 끝이다. 숟가락도 들어 있고, 다 먹은 후 설거지도 할 필요 없어 편하다.


'편스토랑'은 연예계 소문난 미식가 스타들이 혼자만 먹기에는 아까운 메뉴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다. 평가에서 승리한 메뉴를 방송 다음 날 실제로 전국 편의점에 출시하는 포맷으로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주를 이룬다.


정일우가 해당 방송을 통해 소개한 ‘달고나커피’는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인스타그램에서 ‘달고나커피’를 해시태그한 게시물이 6만개를 돌파했을 정도다.


요리 예능이 변하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나왔던 요리 전문가들이 내놓는 귀한 재료나 고급 음식은 없다. 대신, 누구나 집에서 따라할 수 있는 간편식이 빈자리를 메운다.


강호동의 '라끼남'.ⓒ올리브 강호동의 '라끼남'.ⓒ올리브

간편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라면이다. 냄비와 물만 있으면 된다. 최근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유산슬 유재석의 라면집 운영기를 담아 화제를 모았다. ‘라면 끓이는 섹시한 남자’로 나선 유재석은 ‘인생’ 라면‘을 집을 열고 유산슬 라면, 간짜장 라면, 비빔 라면 등 쉬운 레시피로 끓일 수 있는 가지각색을 라면을 내놨다. 셰프에 도전한 유재석이 처음엔 당황하다 적응해가는 모습도 관전 포인트였다. 방송은 시청률 10%를 넘겼다. 방송에서 소개된 ’유재석 라면‘ 레시피와 후기는 각종 포털 사이트 블로그와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다.


유튜브 콘텐츠인 나영석 PD의 ‘라끼남(라면 끼리는 남자)’ 역시 라면을 앞세웠다. 소문난 라면 애호가 강호동이 ‘라면을 맛있게 먹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모습을 10분 내외로 풀어냈다. 삼겹살 파채라면, 굴라면, 짜장라면 등 선보인 많은 라면 레시피가 화제를 모았다. ‘편스토랑’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에도 ‘강호동표 라면’을 끓여본 블로거 후기가 수두룩하다.


매주 금요일 올리브 채널에서 방송하는 ‘배고픈데 귀찮아?’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배달 음식이나 HMR(Home Meal Replacement: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조리하여 먹을 수 있는 가정식 대체 식품) 등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방구석 먹방러’들을 타깃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배달음식, 라면, 떡볶이, 순대, 식빵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을 활용한 색다른 요리 한 끼를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신정민 PD는 “1~2인 가구를 타깃으로 프로그램”이라며 “요즘 젊은 부부들은 간편식을 이용하고, 마트에서 장을 보기보다는 배달을 이용하는 추세다. ‘간편식과 배달식을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하다 기획했다”고 전했다.


간편식 요리 콘텐츠는 유튜브에도 넘쳐난다. 구독자 200만명을 거느린 인기 유튜브채널 '하루한끼'는 단순한 재료와 주방 도구로 만들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3분 동안 소개한다. 구독자 300만명을 돌파한 ‘백종원의 요리 비책’도 양파 요리, 순두부찌개, 감자 짜글이 등 실생활에서 응용해볼 법한 요리들을 선보인다.


간편식 요리 예능에 대해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과거엔 유명 셰프들이 나와 요리를 선보이는 예능이 많았는데, 그들이 하는 요리는 재료와 방법 면에서 ‘그림의 떡’”이라며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요리 예능이 뜨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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