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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막막한 김광현, 그래도 놓지 않은 희망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03.24 21:25 수정 2020.03.25 00:02

코로나19로 주피터 훈련장에서 제한적 개인훈련

SNS 통해 답답한 심경 토로하면서도 마음 추슬러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 뉴시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 뉴시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열악한 환경 속에 훈련 중인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김광현은 24일 자신의 SNS에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입단식 사진과 ‘희망’이라는 단어가 적힌 사진을 올리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나만 불행한 것만 같은 시기..."라며 힘겨운 현재의 상황을 적은 김광현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수없이 되뇌어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며 막막한 심정을 글로 썼다.


이어 "매일 반복적인 훈련, 똑같은 일상을 지냈던 내가 다른 사람보다 많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다고 생각했다. 어떤 시련이 있어도 잘 참고 견뎌낼 줄 알았다"며 "힘들다. 하지만 또 참아야 한다.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것, 또 예상치 못한 일들에 부딪히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마음을 추슬렀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스프링캠프를 해산하고 정규시즌 개막을 연기한 후 일부 해외파 선수들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있는 구단 스프링캠프 시설에서 외롭게 훈련 중이다. 보직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단의 프로그램 없이 개인적으로 훈련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은 빅리그 데뷔를 앞둔 김광현으로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훈련장 밖 생활도 불편하다. 훈련장 주변 편의시설도 정상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고, 캠프 기간 사용했던 숙소의 임대 계약도 곧 만료를 앞둬 호텔로 이동해야 할 상황이다.


그립다. 자칫 입국 제한에 막힐까 가족들이 있는 한국으로도 오지 않고 현지에 머물러있다. 정착지도 없고 가족도 곁에 없다. 한국에 있는 아내와 자녀들과 매일 영상통화를 하며 버티고 있다.


순항하던 김광현도 코로나19 악재로 우울하다. ⓒ 뉴시스 순항하던 김광현도 코로나19 악재로 우울하다. ⓒ 뉴시스

코로나19로 개막이 연기되면서 눈앞에 다가왔던 선발 로테이션 진입도 불투명해졌다.


잭 플래허티-다코타 허드슨-애덤 웨인라이트와 함께 세인트루이스 선발투수로 분류됐던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로테이션에 두 자리가 비었다.


4월 말에나 복귀할 것으로 보였던 마이콜라스는 개막이 연기되면서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은 한 자리는 선발 투수로서 검증을 받았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에 더 가까워 김광현으로서는 진입 벽이 높아졌다. 8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순항하던 김광현도 코로나19에 막혀 모든 것이 꼬이게 됐다.


그래도 김광현은 특유의 밝은 표정은 잃지 않았다. 김광현은 "이번 기회로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자만할 수 있었던 나에게 채찍을, 나의 멘털을 더 강하게 키우는 기회인 것 같다"며 "앞으로 다가올 더 큰 행복과 행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맞이할 준비를 하려고 한다. 그게 전부인 것 같다"고 희망을 말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김광현은 "모두 힘드시겠지만 힘내시고, 꼭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팬들을 챙겼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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