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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파도' 신용경색 경고등 깜빡…금융당국 대응 수위 비난 고조

  • [데일리안] 입력 2020.03.24 06:00
  • 수정 2020.03.23 17:36
  •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채안펀드 등 땜방 처방 집착, 4월 역대급 회사채 만기 대책 제로

"펀드 규모 대폭 늘리고, 중앙은행‧국책은행 나서서 매입해야"

여의도 증권가 전경. ⓒ데일리안여의도 증권가 전경. ⓒ데일리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실물‧금융의 복합적 위기가 나타나자 금융당국이 연일 대응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미온적인 대처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의 회사채 만기도래 물량이 몰린 4월이 다가오면서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는 위기가 임박한 상황이다. 이미 시장에선 '잔인한 4월'을 예상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12월이 만기인 국내 회사채 50조8727억원어치 중 4월 한 달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6조5495억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1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장 기업들은 자금조달의 어려움에 시름할 수밖에 없다.


신용등급 A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 중 4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 현황을 보면 BBB+ 등급 대한항공은 4월 만기 회사채가 2400억원 규모다. 또 하이트진로(A·1430억원), 풍산(A·1000억원), HSD엔진(BBB-·800억원), SK건설(A-·560억원) 등도 다음달 만기가 돌아온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상황을 보여주는 핵심지표인 회사채 순발행액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달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의 전체 순발행액은 1조7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순발행액이 3조16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3월 들어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채권 발행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인 스프레드가 연일 상승하면서 채권 발행 조건이 불리해지자 순발행액도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처인 기업어음(CP) 시장마저 얼어붙으면서 시장에선 실물 경제 위기가 금융 위기로 연쇄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19일엔 증권사들이 만기 하루짜리 CP 2조5000억원어치를 발행하는 등 자금흐름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다음달이면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기업들은 자금난에 허덕거릴 가능성이 높다. 자칫 시중의 자금흐름이 막히면서 기업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권에선 당국의 대응방안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10조원 규모의 채권안정펀드를 출범한다는 구상이지만, 시장에선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얼어붙은 채권시장의 온도에 비해 지원할 자금 규모인 '땔감'이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의 대책인 채안펀드는 시장을 대신해 회사채를 매입해 기업의 유동성을 확대하는 역할을 통해 기업의 신용경색을 방지할 수 있다. 금융위는 이르면 이번주에 채안펀드 규모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펀드 규모는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CP는 116조원에 달한다. 연간 만기도래 규모를 감안하면 금융위가 구상한 채안펀드의 10조원은 채권시장 위기를 막기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금융권에서도 이번 대책이 코로나19 사태의 후폭풍을 피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50%가 상환이 안될 경우을 가정해도 채안펀드가 대략 15조원 이상 규모는 있어야 시장은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간 만기도래 규모를 생각하면 채안펀드 10조원 내외는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선 중앙은행과 국책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미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산업은행과 한국은행이 회사채와 CP를 매입하는 '양적질적완화(QQE)' 정책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융 위기를 막기 위한 조치로 '예외적이고 긴급한 상황'에서 발동할 수 있는 특별 권한을 근거로 CP를 사들이기로 한 것과 비슷한 대응방식이다. 여당까지 나서서 요청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언급해온 '특단의 대책'에도 관련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리스크가 기업들에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기업들이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집중을 해야 한다. 채권시장을 통해 기업들에 자금을 공급하는 펀드 조성은 의미가 크고, CP시장에도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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