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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할 때 부진’ 에이스가 되지 못한 모우라·라멜라

박시인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20.03.21 18:01 수정 2020.03.22 09:40

각각 7경기, 9경기 연속 무득점

토트넘, 케인-손흥민 부상 이후 성적 부진

손흥민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 모우라와 라멜라. ⓒ 뉴시스 손흥민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 모우라와 라멜라. ⓒ 뉴시스

루카스 모우라와 에릭 라멜라는 끝내 토트넘의 에이스가 되지 못했다.


토트넘의 2019-20시즌은 수많은 굴곡이 있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지난해 11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고, 주제 무리뉴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팀은 감독 부임초기 3연승을 내달렸지만 수비에서의 불안감은 여전히 지우지 못하면서 롤러코스터 행보를 내딛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성적은 수직 하락했다.


한동안 토트넘의 공격진은 DESK 라인이 이끌었다. 하지만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올 겨울 팀을 떠났고, 해리 케인에 이어 손흥민마저 부상으로 쓰러졌다. 현재 델레 알리만이 남아있다.


이로 인해 무리뉴 감독은 공격진 구성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케인의 부상까지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손흥민이 5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기간 동안 팀은 4승 1무를 거뒀다. 하지만 손흥민이 팔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토트넘은 6경기 2무 4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리그에서는 8위로 내려앉았고, FA컵에서 약체 노리치 시티에 패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라이프치히를 맞아 16강 1-2차전 합계 0-4로 대패했다.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등장하면서 무리뉴 감독은 설상가상 부임 첫 해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스쿼드를 두텁게 하거나 플랜 B, C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다.


선수 개개인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선수들은 언제 자신에게 찾아올지 모를 기회에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모우라와 라멜라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모우라는 7경기, 라멜라는 9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모우라는 케인의 부상 이후 원톱을 부여받았다. 아무래도 그에게 최전방 공격수는 어울리지 않았다.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피지컬의 한계가 뚜렷했다. 등지면서 플레이하기보단 자유롭게 움직이며 드리블을 하는 것을 선호한다.


원톱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모우라는 본래 위치인 2선으로 내려갔는데 이마저도 실망스러웠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아약스와의 4강 2차전에서의 활약을 꾸준하게 이어갔다면 모우라의 입지는 달라질 수 있었다.


손흥민과 케인이 빠지자 토트넘은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 뉴시스 손흥민과 케인이 빠지자 토트넘은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 뉴시스

라멜라는 더욱 심각하다. 토트넘에서만 7번째 시즌을 맞았지만 좀처럼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부상과 부진을 매 시즌 반복했다.


그는 드리블로 소비하는 시간이 매우 길다. 패스 타이밍을 놓치면서 경기 템포를 끊는다. 공격 포인트를 생산하는 능력 또한 현재 토트넘의 2선 자원들과 비교해 가장 떨어진다.


라멜라가 토트넘에서 리그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올린 것은 2015-16시즌(5골 9도움)이 유일하다. 리그 최다 득점은 이 시즌에 기록한 5골. 라멜라는 7년 동안 리그에서 16득점에 머물렀다. 올 시즌 라멜라의 마지막 득점 경기는 1월 15일 미들즈브러와의 FA컵이다.


지난 11일 라이프치히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은 모우라, 라멜라의 현 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다. 원톱 알리 밑에서 공격을 지원한 모우라, 라멜라는 경기 내내 상대를 위협할 만한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토트넘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지 못할 경우 이적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성적 부진을 두고 단순히 감독에게만 책임을 돌릴 문제가 아니다. 제 아무리 뛰어난 감독이 있다해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은 선수들이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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