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기자의 눈] 민주당, 총선 막바지 결국 '조국 수호' 깃발 꺼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0.03.20 07:00 수정 2020.03.20 06:37

당내 잔류하던 '조국 대 비조국' 신경전 폭발

결국 '조국파' 완승하며 태어난 더불어시민당,

부정하기 민망할 정도로 완벽한 '조국수호당' 면모

지난해 10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정 앞 서초역 사거리에 에서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가 진행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해 10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정 앞 서초역 사거리에 에서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가 진행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참 강렬한 이름이다. 지난해 정치권을 강타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 말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그 이름이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또다시 소환되고 있어서 하는 얘기다.


자녀의 부정 입학 스캔들로 많은 국민에게 충격을 주고 정치권에서 퇴장한 조 전 장관은 '조국 수호대' 출신 인사들의 활약으로 정치권에 재소환됐다.


'조국 수호대' 출신의 김남국 변호사와 조 전 장관을 날카롭게 비판했던 금태섭 민주당 의원과의 공천 갈등은 당내에 잔류하는 '조국 대 비조국'의 신경전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김 변호사는 금 의원을 '저격'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금 의원을 향해 "빨간 점퍼를 입은 민주당 의원"이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던 정봉주 전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조국 수호대' 대표라는 점을 입증했다.


이해찬 대표는 '조국 대 비조국'이라는 이 갈등 구도를 두고 "두 명 다 당에 소중한 자산"이라고 했었다. 금 의원이 '조국을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괴롭힘에 시달리는데, 사실상 이를 방관한 셈이다. 결과적으로는 당의 은근한 비호 또는 배제 끝내 '조국파' 김 변호사는 전략 공천을, '비조국파' 금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하는 결과를 맞았다.


그리고 현재,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민주당은 결국 '조국 수호'의 깃발을 전면에 꺼내 들었다. '연합정당'이라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여권의 비례용 위성 정당 '더불어시민당'이 출범하면서다.


민주당이 비례용 위성정당을 위해 선택한 '시민을위하여'는 부정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완벽한 '조국 수호당'의 면모를 갖췄다. '시민을위하여'는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수호 집회'를 주도했던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가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연합정당에 참여한 '급조' 군소정당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가자환경당은 조 전 장관을 향해 '순수 그 자체'라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친문', 강성 지지층만 보고 전진하겠는 민주당의 이같은 전략이 이번 총선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국민들은 이미 분명한 힌트를 흘렸다고 본다. 코로나19의 확산에도 견고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가장 크게 흔들렸던 때, 그 때가 바로 '조국 사태' 당시였다는 사실이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