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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시민당 뜬금 자체 비례후보 공천...'결국 민주당 입맛대로'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0.03.18 15:59 수정 2020.03.18 16:08

시민을위하여 더불어시민당으로 당명 변경

민주당 출신 비례후보는 10번~16번 배정예정

소수정당 외에 자체 비례후보 공천 착수

자체후보들 민주당 입당시 '7+α' 가능할 듯

최배근 공동대표 등 더불어시민당 지도부와 참여정당 대표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배근 공동대표 등 더불어시민당 지도부와 참여정당 대표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비례연합정당 플랫폼인 더불어시민당(구 시민을위하여)이 비례후보 추가 영입 및 심사에 착수했다. 각 정당에서 ‘파견’한 후보들이 아닌 자체적으로 후보를 내겠다는 의미다. 선거 이후 민주당 입당 가능성이 열려 있어, 사실상 민주당의 7석 ‘플러스 알파’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는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선거법의 범위를 넘어서 무조건 소수정당을 배려하는 것도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끝내 남게 된 빈자리를 적폐청산이라는 촛불정신으로 채워야만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오늘부터 시민사회의 추천을 받겠다”고 밝혔다.


더불어시민당 측에 따르면, 민주당 출신 비례후보들은 10번부터 16번 사이를 받게 되며 1번부터 9번까지는 연대에 참여한 소수정당들이 차지하기로 논의됐다. 하지만 정의당 등이 불참하면서 빈자리가 생겼고, 소수정당들에게 더 많은 몫을 배분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후보자를 공모하는 쪽을 선택했다. 더불어시민당의 공천을 받아 등원한 당선자들은 선거 후 자의에 따라 당을 선택해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최배근 공동대표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출발할 때 정의당을 염두하고 작업을 추진했는데 불참하면서 정의당 공백이 남는다. 정의당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시민사회 인재영입 필요성이 있었다”며 “소수정당들은 한시적으로 들어와서 각 정당으로 복귀를 하고 정당소속이 아니신 분들은 그 분들 개인들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더불어시민당의 비례공천에 민주당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최 교수는 “민주당은 원 오브 뎀(one of them)”이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민주당의 의사가 비례연합정당의 결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하는데 있어서 조금 더 엄밀하게 협의를 해봐야할 사항”이라며 더불어시민당 공천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렇게 공천을 받은 후보들은 선거 후 민주당 행을 택할 공산이 크다. 욕심내지 않고 소수정당의 원내진출을 돕겠다는 민주당의 명분이 허울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더불어시민당은 조국 사태 당시 서초동 집회를 주도한 친문성향 단체 ‘개혁국민운동본부’(구 개싸움운동본부)가 주도하는 당이다.


사실 민주당이 비례연합 추진세력 중 더불어시민당을 선택했을 때부터 이 같은 상황은 충분히 예상됐다. 정치개혁연합의 경우, 비례연합을 하더라도 ‘정치개혁’ ‘선거제도개혁’ 등 연대의 명분을 중요한 선결과제로 설정했었다. 반면 더불어시민당은 ‘빈 그릇’을 강조하며 “미래통합당 세력의 과반확보를 저지해야 한다”는 목적만을 내세웠었다.


범진보정당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도 소수정당들이 비례연합을 하는 사례가 있는데, 적어도 공동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제도나 법률 등 목적이 분명했다”며 “정당이라는 게 정체성과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미래통합당 과반저지가 지상과제인 더불어시민당은 사실상 민주당 위성정당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혹평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더불어시민당과 관련해 “이름도 못 들어본 정당들이다. 위성정당이라는 말도 사치다. 위성이라기 보다는 민주당 주위의 궤도를 회전하는 조그만 암석덩어리”라며 “개싸움비례당”이라고 규정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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