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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갑 놓고 문희상과 최재성 배후 신경전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0.03.17 05:20 수정 2020.03.16 22:11

문희상 지역구 의정부갑, 오영환 전략공천에 반발

지역반발 계기로 문석균 출마로 선회 가능성

최재성은 물밑서 오영환 적극 지원

당 지도부는 무소속 출마자 ‘영구제명’ 경고

오영환 후보의 출마기자회견에 최재성 의원, 윤호중 사무총장, 김경협 의원, 표창원 의원 등이 배석해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영환 후보의 출마기자회견에 최재성 의원, 윤호중 사무총장, 김경협 의원, 표창원 의원 등이 배석해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오영환 후보의 경기도 의정부갑 전략공천을 놓고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의정부갑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당직자들은 중앙당의 전략공천 결정에 “당원들을 배신한 잘못된 결정”이라며 집단 사퇴를 감행했다. 이에 민주당 청년정치인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문석균 전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을 공개 비난하는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장, 전용기 대학생위원장, 황희두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 등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석균 전 위원장은 당의 결정으로 공천된 오영환 후보에게 조리돌림에 가까운 정치적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며 “의정부갑 지역위원회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외면과 질시 속에 눈물을 흘리는 오 후보는 갑이 아니라 오히려 을”이라고 주장했다.


의정부갑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6선을 했던 지역구로 아들 석균 씨가 지역위원장을 맡는 등 일찍부터 출마를 준비했던 지역이다. 하지만 ‘지역구 세습’ ‘아빠찬스’ 등 논란이 되면서 문 전 위원장은 결국 출마의 뜻을 접었다. 이후 민주당은 영입인재 5호인 소방관 출신 오 후보를 전략공천한 바 있다.


하지만 지역위원회가 반발하고 오 후보의 이른바 ‘문자 갑질’ 의혹이 덧붙여지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오 후보가 지역 시도의원과 간담회를 통보하면서 ‘전원 의무참석,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불참 시 해당행위로 판단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는 것. 경기도당이 나서 “사실무근”이라며 오 후보를 옹호하고 나섰으나, 지역의 비토기류는 잠재우지 못했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문 전 위원장은 불출마 선언을 번복, 17일 무소속 출마를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중앙당과 의정부갑 지역위의 갈등양상이지만, 문희상 의장과 최재성 의원의 힘 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의정부갑은 문 의장이 16대 국회부터 내리 5선을 했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한 지역이다. 당 관계자는 “아들이 직접 관련돼 있는 문제인데 문 의장의 입김이 작용했거나, 하다못해 암묵적 동의가 없었다면 지역위원회가 이렇게 나올 수 있겠느냐”고 했다.


최 의원은 오 후보를 적극 지원하는 입장이다. 지난 11일 오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을 국회 정론관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줬었다. 뿐만 아니라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기자회견에 윤호중 사무총장, 김경협 경기도당위원장, 표창원 의원, 정청래 전 의원, 이수진 전 판사, 태호엄마 이소현 씨 등과 함께 참여해 응원의 메시지를 냈다.


최 의원은 윤 사무총장,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민주당 인재영입에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된 이 전 판사는 “최 의원의 집요한 영입요청이 있었다”고 했을 정도다. 오 후보 역시 영입인재로 민주당에 입당한 만큼, 최 의원과 관계가 깊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문 전 위원장과 의정부갑 지역위원회를 규탄하는 내용의 청년정치인 정론관 기자회견을 주선한 이도 최 의원이다.


한편 당내 기류가 심상치 않자 지도부가 교통정리에 나섰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 고위전략회의에서는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한 뒤 무소속 출마를 한 사람에 대해 ‘영구제명’을 의결했다. “개별 후보자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기류가 여러 곳에 있어 이런 기준을 세운 것”이라며 문 후보가 출마 강행시 ‘영구제명’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당이 오 후보 측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문 전 위원장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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