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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병준 "문재인정부는 노무현을 아주 철저히 배신했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3.13 06:00
  • 수정 2020.03.24 11:26
  • 데일리안 세종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90년대부터 노무현과 행정수도이전 구상 공유

"조국 사태, 위성정당 파동이 노무현정신이냐

누가 누구를 배신했는지 이번 기회에 규명하자"

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자신의 선거사무소로 쓸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세종=데일리안 정도원 기자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자신의 선거사무소로 쓸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세종=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누가 누구를 배신했는지 공개토론 한 번 해야겠다. 나는 지금의 문재인정부야말로 노무현 대통령을 배신한 정부라 생각한다. 아주 철저히 배신했다."


차분하게 머릿속 이야기를 풀어나가던 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언성이 높아졌다. 세종을의 이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겨냥해 "배신자의 전형"이라고 비난한 대목을 물었을 때였다.


12일 세종특별자치시 종촌동 CGV세종 3층 선거사무소로 쓸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가진 김병준 전 위원장은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을 가리켜 "노무현 대통령은 분권과 자유를 외쳤는데 문재인정부는 국가주의적 정책으로 시민의 사소한 생활까지 감시하고 있다"며 "'조국 사태'에서 보여준 위선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위성정당 파동이 보여주는 기만의 문제는 또 어떠냐"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을 생각했을 때 '이게 노무현정신이냐'라고 물어보고 싶다"며 "누가 누구를 배신했는지 이번 기회에 철저히 규명을 하고 가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김병준 전 위원장은 '세종시의 설계자'로 불린다. 노 전 대통령이 김 전 위원장과 세종시 구상을 공유한 것은 일부 친문(친문재인)들의 생각보다 훨씬 오래됐다. 노 전 대통령과 자신이 공유했던 '세종시의 꿈'을 정상화하기 위해 세종을 출마를 결단한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일부 친문들이 엉뚱한 '배신자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듯 공개토론까지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병준 전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행정수도 이전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반부터"라며 "노 대통령을 좀 안다는 사람들도 잘 모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전 위원장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상징적으로 열고, 아주 특별한 자치권을 부여해 행정기관의 단순한 이전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도시 모델을 만들기를 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왕조가 바뀌거나 시대가 바뀔 때는 옛 사람들도 천도(遷都)를 했다"며 "새로운 시대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행정수도를 연다는 것은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의미가 그 안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종시는 그야말로 세종특별자치시 아니냐. 특별자치라는 말 속에는 과감한 규제완화가 내포돼 있다"며 "규제완화를 통한 여러 대안적이고 창의적인 실험들이 우리나라 전체로 퍼지면서 우리의 미래를 선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애초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 그리고 자신의 꿈에 비춰볼 때 지금의 세종시는 어떨까. 김병준 전 위원장은 노무현정부에서 국무총리를 했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이 지역 국회의원으로 재임하던 중에 '세종의 꿈'이 점차 희미해지고 사그러들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 와서 보면 서울 근교의 또 하나의 신도시에 들어선 것 같다. 또 하나의 신도시의 모습"이라며 "특별한 자치권, 과감한 규제혁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모델을 통한 미래 선도라는 꿈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도 더 이상 그 꿈을 꾸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전에서 직장을 갖고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도시 자체가 대전의 베드타운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것은 우리가 꿈꾸던 세종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치원읍 등 북세종 신설된 세종을 지역구 출마
'세종시 설계자'로 남북세종 균형발전 적임자처
"누가 목소리를 내야 크게 울릴지 판단해달라"


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자신의 선거사무소로 쓸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세종=데일리안 정도원 기자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자신의 선거사무소로 쓸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세종=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김 전 위원장은 지난 9일 세종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세종 지역구 의원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맞붙고 싶다는 뜻을 밝혀 화제가 됐다.


이와 관련, 김 전 위원장은 "세종이 꿈을 잃게 된 점에 있어서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세종에서 정치한 분들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면서도 "이해찬 대표를 불러낸 게 딱히 책임을 묻겠다기보다도 애초 '세종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토론을 한다면 '빅 디베이트'가 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러면 국민이 관심을 가질 것이며, 세종의 의제가 전국의 의제가 되는 것"이라며 "누가 붙고 떨어지고를 떠나서 그러한 '빅 디베이트'를 통해서라도 잃어버렸던 세종의 꿈을 다시 불러오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준 전 위원장이 출마를 결단한 세종을 지역구는 조치원읍·연기면·연서면 등의 읍·면 지역과 아름동·종촌동·고운동 등 행정동이 혼재돼 있다. 이 중 읍·면 지역인 북세종 지역민들은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자체에 회의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정부청사가 있는 남세종만 신경쓰고, 북세종은 소외되고 홀대받고 있다는 정서 때문이다.


이날 인터뷰를 위해 조치원역에서 CGV세종으로 이동하던 중에 택시기사 강모 씨는 "애초에는 연기군이 반토막이 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전면편입에 찬성했는데 이럴 줄은 몰랐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세종이 되지 않는 편이 나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 년째 극심한 계파 갈등에 휩싸여 2016년 총선·2017년 대선에 이어 2018년 지방선거까지 참패한 뒤 '누가 와도 답이 없다'던 대한민국 보수정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친박(친박근혜)·비박 계파 갈등을 가라앉히고 당이 정상적인 지도체제와 선거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토대를 구축한게 김병준 전 위원장이다.


갈등 조정·해결에는 이미 중앙정치권에서 역량을 인정받은만큼 김 전 위원장은 북세종 지역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어루만지고, 남북세종의 균형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데에 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전 위원장은 "조치원 등에 계신 분들로부터 '억울하다''잘못됐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며 "개발은 안되면서 세종 전체가 계획지구로 묶여 부동산 등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에 볼멘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수긍했다.


이어 "(세종갑·을) 분구가 참 잘됐다. 분구가 안되고 하나의 통합 선거구였으면 어떤 국회의원도 인구가 많은 남쪽에만 신경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남북으로 분구돼 (북세종) 지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그 목소리를 누가 내줘야 하는지, 어떤 사람이 목소리를 내야 우리 정치권과 국가 전체를 울리는 큰 목소리가 될지 그런 점은 지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자치시에 걸맞는 권한 확대로 규제 풀어야
신산업·기술·문화 열리는게 원래의 '세종의 꿈'
'담론이 없는 정치' 극복을 선도해 나가고 싶다"


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자신의 선거사무소로 쓸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세종=데일리안 정도원 기자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자신의 선거사무소로 쓸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세종=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이날 인터뷰에서 김병준 전 위원장은 세종 남·북의 균형발전 구상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들이 있는데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자치권 확대와 규제완화를 바탕으로 △북세종의 풍부한 가용토지와 함께 △지역구 내에 있는 고려대·홍익대 세종캠퍼스가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점은 시사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세종특별자치시가 특별자치시에 걸맞는 자치권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권한에 따라 규제를 풀어서 좀 더 자유로워진 지역에 투자자들과 산업·연구시설이 몰려올 수 있겠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조치원에 있는 고려대와 홍익대를 기왕 세종시의 권역내로 묶었다면, 대학과 연계한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서 중앙정부의 획일적 규제에서 벗어난 창의적 활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북세종의 넓은 땅에 새로운 산업과 기술, 문화와 교육이 열리도록 해서 '미래로의 문'이 되도록 하는 게 세종특별자치시의 원래의 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냈으며, 대한민국의 제1야당을 난파 위기에서 건져올리는 '소방수' 역할을 했다. 이른바 당정청에서 모두 역량을 인정받은 김병준 전 위원장이 세종을 지역구민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단순한 초선 의원 한 명이 등원하는 것 이상의 정치적 무게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세종을 주민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김 전 위원장은 △잃어버린 세종의 꿈을 되찾는 것 △남·북세종의 균형발전을 이뤄내는 것 외에 중앙정치에서 우리 정치의 최대 단점인 '담론의 부재'를 앞장서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정책적으로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담론이 없는 정치가 우리 정치의 특징"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겪었으면 우리 사회의 안전 문제에 대한 담론이 형성돼 치열한 공방을 벌여야 할 것 같은데, 참사를 겪고난 뒤에도 안전 문제가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를 겪었는데도 어떻게 하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할지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너, 7시간 동안 어디 가 있었느냐' 하는 식으로 상대를 죽이려는 '무기'로만 쓰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게 이 정도인데, 이런 정치가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끌고가겠느냐"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당선이 된다면 이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 정치의 담론을 더욱 새롭게 만들어가고 싶다"며 "한편으로 그러한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 젊은이들과 우리가 지향해야할 미래비전이나 가치를 놓고 서로 토론하는 부분에 신경을 더욱 쓰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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