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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 한강 벨트②] 서울 강서을, 호위무사 진성준과 저격수 김태우의 격돌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0.03.12 20:49 수정 2020.03.13 05:31

김성태 불출마로 현역의원 공백

文 측근과 ‘조국 저격수’ 맞대결

서울 강서을에서 맞붙게 된 진성준 민주당 후보와 김태우 미래통합당 후보 ⓒ데일리안 서울 강서을에서 맞붙게 된 진성준 민주당 후보와 김태우 미래통합당 후보 ⓒ데일리안

서울 강서을은 이번 총선에서 정권심판론과 야권심판론이 농도 짙게 맞붙는 지역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을 보좌하며 야권의 공세를 차단했던 진성준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정권의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감찰무마’ 의혹 등을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의 대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진 후보는 자타공인 문 대통령의 ‘호위무사’다. 새정치연합 대표 시절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아 당내외 정치대립이 극에 달했을 때마다 문 대통령의 편에 서서 악전고투를 마다하지 않았다. 정권출범 이후에는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거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고, 지난해부터 강서을 지역으로 내려와 표심을 다지고 있다.


김 후보는 미래통합당이 정권의 실정을 부각하고 심판하기 위해 선봉장으로 모셔온 인재다. 지난해 하반기 정국을 달궜던 이른바 ‘조국 사태’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인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환경부 블랙리스트’ 등 게이트급 사건들이 김 후보의 입에서 시작됐다. 정권을 기준으로 호위무사와 저격수의 대결이 성사된 셈이다.


지역구도는 백중세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현역 김성태 의원이 45.4%를 득표하며 38.15%에 그친 진 후보를 따돌린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국민의당 김용성 후보가 14.5%를 득표하며 진보진영의 표를 상당부분 잠식했다는 게 진 후보 측 판단이다. 더구나 최근 개발된 마곡지구에 30~40대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측도 유불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지역민들의 구성은 크게 세 갈래다. 지역정가에 따르면, 호남과 충청, 지역토박이 등이며 비율은 엇비슷하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벼슬에서 물러난 뒤 경기도 김포와 강서지역에 정착했는데, 지금의 토박이들 다수가 이들의 후예라고 한다. 따라서 호남출신이 주로 민주당 지지성향이라면 지역토박이들은 통합당 성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일꾼vs파워유튜버’ 구도도 볼만


표심의 특성은 ‘개발이슈’에 민감하다는 점이 꼽힌다. 김포공항이 인접해있어 과거부터 고도제한이 걸리는 등 서울의 다른 행정구보다 개발이 더디다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앙정계에서 벌어지는 여야 대립 만큼이나 지역개발 공약이 표심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게 양측 캠프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성태 의원이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것도 지역개발과 무관치 않다.


진 후보는 국정운영 경험을 내세워 지역발전의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진 후보 측 관계자는 “청와대에 있으면서 국가운영 시스템을 배웠고, 특히 서울시에서 행정과 재정을 두루 살피며 강서구에 무엇이 부족한지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며 “업그레이드된 진성준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정·청·국회 네박자 일꾼’이라는 캐치 프레이즈가 나온 배경이다.


전략공천된 만큼 지역밀착도에서는 김 후보가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현역인 김성태 의원이 “전폭적으로 밀어주겠다”며 든든한 후원자로 나섰다.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사무실을 넘겨주고, 보좌진들을 선거캠프에 파견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김 의원을 지지했던 표를 100% 흡수하는 것이 김 후보의 일차적인 목표가 될 전망이다.


최대 변수는 코로나19다. 특히 문재인 정권의 핵심 인물 중 한명인 진 후보는 정부의 방역 성패 여부와 표심의 상관관계가 깊을 수밖에 없다. 진 후보는 방역과 봉사활동을 하는 한편, 정부와 여당의 추경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대면 선거운동이 어려운 상황은 오히려 김 후보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김 후보는 현재 60만 구독자를 보유한 ‘파워유튜버’다. 아예 선거용이 아닌 파워유튜버용 명함을 따로 만들어 상대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층에게 다가가고 있다. 감찰무마 의혹 등 무거운 주제에서 최근에는 지역맛집 소개 같은 친근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강서을에 출마한 사실은 모르는데, 파워유튜버라고 지역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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