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코로나19] "건강 문진표 미제출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코로나 전쟁'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입력 2020.03.10 14:03 수정 2020.03.10 14:54

삼성전자, 매주 온라인 문진표 통해 임직원 건강 체크

SK하이닉스, 다중이용시설 방문 제한·특별휴가 부여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삼성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계가 예방책 강화에 나섰다. 이번 주를 코로나19 확산 최대 고비로 전망하며 문진표·다중이용시설 방문 제한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내 감염을 막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출근 전 ‘온라인 건강문진표’를 발송한다. 삼성전자는 문진표를 통해 임직원들이 주말 동안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곳에 방문했는지를 확인한다.


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또는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했는지,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가래, 기침 등) 여부도 묻는다. 문진 대상은 삼성전자 모든 사업장에 근무 중인 자사와 협력사 임직원들이다. 삼성전자는 사업장에 따라 문진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출입 금지’라는 강수를 두고 있다.


온라인 문진표는 반도체 부문 임직원들부터 시작됐으며, 전 사업장으로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반도체 부문 임직원들에게 온라인 문진표를 발송했고, 제출하지 않은 직원은 사업장 출입 전 대면 문진을 받는 등 코로나19 의심자를 공장 입구부터 확인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29일 경기 용인시 소재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내 구내식당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대한 후속조치다. 생산라인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장은 정상 가동됐지만 반도체라인 폐쇄에 대한 우려를 키웠고, 공장 ‘셧다운’을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 예방책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캠퍼스 반도체사업장 전경(왼쪽)·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 전경.ⓒ각 사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캠퍼스 반도체사업장 전경(왼쪽)·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 전경.ⓒ각 사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소재 분당제생병원을 방문한 임직원들에게 자가 격리 차원에서 14일간의 특별휴가를 부여하고 있다. 특별휴가 대상자는 분당제생병원의 코로나19 확진자 입원 시점인 지난달 25일부터 간호사 등 8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달 6일까지 해당 병원을 방문했거나 진료를 받은 임직원들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일 주말 동안 영화관·공연장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 제한 공지를 내렸다. 다만 강제성은 없었다. 이번 주가 코로나19 확산의 고비로 여기고 임직원들에게 위험함을 인지시키기 위한 캠페인 차원으로 진행됐다. 반도체 사업장 내 감염 예방을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회사는 추가로 이달 8일까지였던 임신부 직원의 특별휴가를 22일까지 연장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한 ‘가족돌봄휴가’ 사용 일수도 기존 10일에서 30일로 확대했다. 또 결혼휴가 사용 기한도 오는 7월 31일에서 12월 31일까지로 대폭 늘렸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공정 특성상 24시간 멈추지 않고 돌아가야 한다. 미세공정으로 이뤄진 반도체 공장에서 ‘클린룸’ 유지는 필수인데 공장이 멈출 경우 이를 관리할 수 없다. 클린룸이 오염될 경우 공정 중인 웨이퍼(반도체 원재료)를 모두 버려야 하기 때문에 가동을 중단할 경우 막대한 손실을 입는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항상 멸균상태로 바이러스 침투로 인한 가동 중단은 없을 거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생산라인이 아닌 사업장 내 연구동 직원들의 감염으로 공장 전체 폐쇄라는 지침이 내려질 수도 있어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 대규모 임직원이 자가 격리로 이탈할 경우 마땅한 대응책도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문진표와 특별휴가 부여 등을 통해 코로나19 의심자의 공장 진입을 철저히 막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당장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바이러스가 지속 확산할 경우 위험 부담은 가중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계가 이를 의식해 예방책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