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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비례연합, '단독 비례민주당'이라 손가락질 받는 이유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0.03.09 16:18 수정 2020.03.09 17:05

정의당·민중당·녹색당 등은 이미 불참 선언

민주당과 외곽세력만 남아 비례정당 창당할 수도

정의당 "솔직히 미래한국당 말 중 틀린 게 뭐냐" 지적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제1차회의에서 무언가 논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제1차회의에서 무언가 논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비례 의석용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전(全) 당원의 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논의중인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연합정당 참여가 사실상 민주당이 단독으로 꾸리는 '비례민주당'과 다르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례정당 참여 여부를 플랫폼을 통한 전당원 투표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로서는 가장 큰 의사 결정 단위가 전 당원 투표다. 당원에 해당하는 분이 80만명 정도라 (이들의 판단에) 무게감이 있을 것이란 근거"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당원들과 친여 군소정당들을 '명분 쌓기용'으로 이용하며 사실상 단독 위성정당을 만드는 수순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연합정당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정의당이 불참 의사를 명확히 한 상황에서 연합정당에 참여할 주체 중 민주당과의 협상 여력을 갖고 있는 곳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정의당의 김종민 부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의에서 "민주당에게도 묻고 싶다. 솔직히 미래한국당이 한 말 중 틀린 말이 뭐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내로남불 정치를 그만두고 비례정당 추진을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통합해 출범한 민생당은 지도부 간 이견으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고, 녹생당과 민주당은 비례연합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


만약 민생당까지 불참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민주당이 추진하는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세력은 미래당과 민주당 외곽세력인 정봉주 전 의원의 '열린민주당', 주권자전국회의의 정치개혁연합, 우희종 ·최배근 교수의 '시민을위하여' 등 뿐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권의 연합정당은 미래통합당의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정의당의 '불참' 입장과 관계없이 연합정당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이 골목상권에 침투한 것과 골목상권과 연대해 조합을 만드려는 것과는 다르다"며 "골막상권 침투가 미래한국당 모습이라면 우리는 조합을 만들어 어떻게 극복할 지를 논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로 연합정당 창당 절차가 시작되면 정의당과 민생당이 참여할 가능성 역시 남아있다. 사실상 단독 '비례민주당'이란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이 이들의 참여를 독려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이 비례의석으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6~7석'을 포기하는 등 당근을 제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래통합당의 가짜 정당을 통한 인위적인 1당 구상을 막아내려면, 민주당 스스로가 의석수 계산을 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대응이 시작된다"며 "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안 내는 흐름들이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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