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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40대 괴물’ 로메로, 무관의 제왕 딱지 떼나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20.03.08 00:10 수정 2020.03.07 21:40

UFC 248 메인이벤트에서 챔피언 아데산야와 격돌

정상급 레슬링에 타격 파워 여전..체력은 열세

요엘 로메로(왼쪽)가 아데산야와 타이틀매치를 치른다. ⓒ 뉴시스 요엘 로메로(왼쪽)가 아데산야와 타이틀매치를 치른다. ⓒ 뉴시스

'신의 병사' 요엘 로메로(42·쿠바)가 UFC 미들급 타이틀에 도전한다.


로메로는 8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서 막을 올리는 ‘UFC 248’ 메인이벤트에서 미들급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30·나이지리아)와 충돌한다.


아데산야의 기세는 거칠 것이 없다. 통산 18승 무패의 깔끔한 전적으로 UFC 챔피언에 등극했다. 데릭 브런슨, 앤더슨 실바, 켈빈 가스텔럼, 로버트 휘태커 등 빅네임들을 연파한 아데산야를 놓고 “투신 실바의 재림”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벌써부터 아데산야의 독주체제를 예상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항마가 될 만한 후보가 딱히 보이지 않아 다른 체급 강자와의 슈퍼 파이트도 거론된다. 만만치 않은 화력을 갖춘 로메로는 그나마 아데산야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파이터 중 하나로 꼽힌다. 로메로가 도전자라면 챔피언이 바뀌는 상황이 발생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다.


로메로는 괴물들이 득시글한 미들급에서도 괴물로 불린다. 스탠딩 그라운드에서 고르게 파워와 탄력을 과시,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젊은 경쟁자들과 대등하거나 압도하는 면모를 보여준다. 나이를 먹은 파이터는 노련미로 경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로메로는 순수한 신체적 싸움에서 정상권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불혹을 넘긴 나이를 감안했을 때, UFC 체급 통틀어 찾아보기 어려운 유형이다. 링네임 ‘신의 병사’처럼 인간계와는 다른 곳에서 싸워온 전사가 아닐까라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챔피언은 아니지만 대다수 파이터들은 로메로와의 대결을 꺼린다. 워낙 이기기 어려운 파이터이기도 하고, 승리를 따낸다 해도 전 챔피언 로버트 휘태커처럼 내구력이 잔뜩 깎여 골병(?) 들기 때문이다. 미들급 랭커들 입장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상대 중 하나다.


최근 전적만 보면 로메로는 타이틀샷을 받기에 조금 부족해 보인다. 휘태커, 파울로 코스타에 연패를 당한 상태라 체급 타이틀에 도전하기에 기록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로메로이기 때문이다.


전적에 상관없이 로메로라면 어떤 상대든 고전에 빠뜨릴 역량이 있다. 상승세 챔피언 아데산야라 해도 쉽지 않아 보인다. 불혹을 넘긴 괴물 로메로가 타격마스터 아데산야를 상대로 어떤 그림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앞선 두 경기에 대한 모호한 판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로메로의 2패는 그야말로 아슬아슬했다. 휘태커, 코스타에게 위협적인 정타를 여러 차례 적중시켰다. 판정운만 따랐으면 2패가 아닌 2승을 따냈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연패에 빠졌지만 결코 약해보이지 않는 이유다. 여전히 로메로는 대다수 선수들에게 무서운 상대다.


아데산야-로메로 ⓒ UFC 아데산야-로메로 ⓒ UFC

로메로는 스탠딩, 그라운드에서 모두 상대를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월드클래스 자유형 엘리트 레슬러 출신이다. 레슬링월드컵, 팬아메리칸선수권대회,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산토도밍고 팬아메리칸게임 등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거머쥐기도 했다. 화려한 경력에서도 알 수 있듯, 레슬링 실력은 체급 내 정상급이다.


로메로는 스탠딩에서 강력한 한 방도 지니고 있다. 힘과 탄력이 뛰어나 어설픈 자세에서 휘두른 타격에도 상대는 크게 충격을 받고 휘청거리기 일쑤다. 타격은 주로 단타 위주로 풀어가는데 상대가 충격을 받으면 거칠게 몰아친다. 파워형 슬러거답게 예열이 되면 걸어 잠근 가드마저 때려 부술 듯 광폭하기 그지없다.


로메로는 변칙적인 타격에도 능하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백스핀 블로우를 날리는가하면, 거대한 몸을 날려 플라잉 니킥을 시도한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묵직한 타격이 터질지 몰라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다. 터프한 외모와 달리 몰아치지 않을 때는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체력을 아끼는 영리한 면모도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아데산야가 유리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둘 다 괴물로 통하지만 둘의 나이 차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아데산야가 전성기에 접어들었다면 로메로는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체력적 부분에서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고, 이는 경기가 진행될수록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데산야가 유효타 위주로 포인트 싸움을 진행하고, 로메로가 매섭게 몰아치는 가운데 중반을 넘어갈 경우가 키가 될 수 있다. 마음이 급해진 로메로가 무리해서 달려들 때, 아데산야 카운터가 불을 뿜는 그림도 그려진다.


고비마다 아쉬움을 삼켰던 로메로는 1977년생이라는 많은 나이를 딛고 40대 챔피언 등극이라는 신화를 쓸 수 있을까. 괴물이 아닌 챔피언을 원하는 로메로의 포효가 T-모바일 아레나에 울려 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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