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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예능이라지만…도 넘은 '억지 러브라인'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3.06 07:38 수정 2020.03.06 07:39

'런닝맨' 지석진-전소민 묘한 분위기 몰아가

여러 예능에서 비슷한 포맷 선보여

SBS '런닝맨'이 지석진과 전소민의 억지 러브라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방송 캡처 SBS '런닝맨'이 지석진과 전소민의 억지 러브라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방송 캡처

"불륜이 재밌나요? 아이들도 보는 예능인데 참 대단들 하십니다."


5일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런닝맨 불륜?'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이 시청자는 "지석진 씨는 가정이 있는 유부남인데, 전소민 씨와 이상한 관계로 몰아가는 거 보기 불편하다. 재밌지도 않고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지적했다.


'런닝맨' 게시판에는 이와 비슷한 류의 글이 여럿 보인다. 지난달 23일 방송에서 유부남인 지석진과 미혼인 전소민을 불륜으로 엮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를 가볍게 여기는 멤버들과 제작진이다. 제작진은 불륜 소재를 예능적 소재로만 다뤘고, 이를 그대로 내보냈다. 시청자는 즉각 반응했다. 아무리 예능이라지만 도가 지나쳤다는 거다.


'런닝맨'의 로맨스 강박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개리와 송지효는 '월요 커플'이 됐고, 이후 SBS는 송지효와 김종국을 커플로 내세워 프로그램을 홍보했다. 그 다음엔 김종국과 전소민, 최근엔 새롭게 합류한 양세찬이 전소민과 짝을 이뤘다. 급기야는 유뷰남인 지석진을 추가한 것이다.


과거 예능 속 러브라인의 시초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X맨'의 김종국-윤은혜다. 둘과 비슷한 커플 설정은 이어졌다. 2014년 방송한 SBS '룸메이트'는 작위적인 러브라인 연출의 끝판왕이었다. 11명의 스타들이 한 집에서 살아가는 '홈 셰워'를 이해할 수 없는 짝짓기 콘셉트로 보여줬고, 이도 저도 못한 관찰 예능으로 마무리됐다.


최근에는 MBC '나 혼자 산다'가 박나래-성훈, 화사-성훈 등 출연자들의 '썸 돌려먹기' 연출을 선보였다. 시선을 잡아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나 혼자 산다' 팬들은 적잖이 실망했다.


이런 '러브라인'은 과거 국내 드라마에서 자주 활용됐다. 굳이 없어도 될 로맨스 요소를 욱여넣는 제작진의 버릇이다. 하지만 이젠 시대가 바뀌었다. 장르가 다양해지고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남녀 주인공의 미묘한 감정 없이, 탄탄한 이야기를 주축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예능은 여전히 과거에 머문 것일까.과거에 사골처럼 우려먹던 사랑 타령. 이제는 유부남까지 끌어들였다. 제작진이 추구하는 재미는 무엇이고, 그 재미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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