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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靑 원색 비난...전문가들 "대화 재개 요원"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03.04 10:19 수정 2020.03.04 10:27

김여정 "청와대 행태 세 살 난 아이와 같아"

군사훈련 관련해 남측의 '내로남불' 지적

전문가들 "남북관계 경색 지속될 듯"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자료사진) ⓒ데일리안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자료사진) ⓒ데일리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3일 저녁 발표한 담화에서 청와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협력사업 추진의사를 거듭 밝힌 상황에서 백두혈통이 직접 나서 사실상 '최고수준의 비판'을 가해 향후 상당기간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 1부부장은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청와대가 지난 2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유감을 표한 데 대해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다고 비판했다.


김 1부부장은 이어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며 "강도적이고 억지 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다. 우리와 맞서려면 억지를 떠나 좀 더 용감하고 정정당당하게 맞설수는 없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자위적 훈련의 일환이었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을 한 것이 아니다. 남의 집에서 훈련을 하든 휴식을 하든 자기들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내뱉느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김 1부부장은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가 조선반도의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남측더러 합동군사연습놀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면 청와대는 어떻게 대답해나올지 참으로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군사훈련을 해야 하고 너희는 하면 안 된다는 론리(논리)에 귀착된 청와대의 비론리적(비논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1부부장은 "3월에 강행하려던 합동군사연습도 남조선에서 창궐한 신형코로나비루스(코로나19)가 연기시킨 것이지 그 무슨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다"면서 "어떻게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까.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꼬집었다.


다만 그는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 비판은 삼갔다.


김여정, 북한 내 입지 공고히 했다는 평가
청와대와 대통령 분리해 '상황관리' 성격도 있어


전문가들은 이번 담화를 통해 김 1부부장이 북한 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고 평가하며, 당분간 남북 경색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담화에서 '좀 더 용감하고 정정당당한 대응'을 촉구해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백두혈통 김여정의 첫 대남 담화 내용은 사실상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우리 정부에 대한 최고 수준의 불만과 유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번 김여정 담화를 통해 3월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이후에도 우리와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대화재개나 관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 전략이나 메시지에 문제가 없었는지 심각하게 재검점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김 1부부장이 "백두혈통이면서 대남특사 경험이 있고, 대남문제까지 관장하는 조직지도부 실세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 것"이라면서도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을 분리해 "경고는 하되 파국으로까지는 원치 않는다는 상황관리를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양 교수는 "3월말이나 4월초 단거리 발사체 추가 시험발사가 예상된다"며 "정부의 로키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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