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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로 드러난 '이만희 시계'…이틀째 이어지는 논란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03.03 12:20 수정 2020.03.03 15:17

이만희, 정부·국민에 사죄한다며 뜬금없이 '박근혜 시계' 차고 나와

전 정부 핵심 관계자 "금장시계 제작한 적 없다. 명백한 가짜 시계"

진보진영, 신천지=새누리 프레임 주장…"통합당에 SOS 보낸 것"

통합당 "반대 아닌가…정부 '신천지 탓' 호응했으니 잘 봐달라 한 것"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가진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시계를 착용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가진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시계를 착용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만희 신천지교회 총회장이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첫 공식 입장을 밝힌 전날(2일) 기자회견에서 엉뚱하게 그가 차고 나온 시계가 훨씬 화제가 됐다. 이 총회장은 회견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간 시계를 차고 나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빚었는데, 미래통합당은 ‘가짜 시계’를 차고 나왔다며 당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총회장의 시계가 논란이 되자 일부 여권 인사들은 이 총회장이 신천지와 통합당과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자신을 지켜달라는 신호를 통합당 측에 보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른바 '문빠'로 불리는 극렬 친여 지지층들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신천지교회와 통합당 전신 새누리당의 연관설을 지속해서 제기했던 것의 연장선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청와대 전·현직 인사들로부터 이 총회장이 차고 나온 시계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상황은 반전됐다. 이 총회장의 시계는 금색이었지만 당시 청와대는 은색시계만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이건용 통합당 조직국 조직팀장은 "부속실 근무 당시 보고받았던 건으로 정확히 기억하는데, 박 전 대통령은 지금 흔히 알고 있는 은색 시계 단 하나의 종류로 제작을 지시하였으며, 이후 은색시계만 기념품으로 사용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팀장은 "이후에도 탁상시계, 벽시계등 다양한 기념품이 제작됐으나 금장시계는 제작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여권의 주장과는 반대로 오히려 이 총회장이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한 수단의 일환으로 해당 시계를 차고 나온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실제 이 총회장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계가 잘 노출될 수 있는 반팔 셔츠를 입고 나와 의구심을 자아냈으며, 평소에는 항시 고급 브랜드의 시계를 차고 다녔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김진태 통합당 의원은 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수록 문재인 정권은 '모든 사태를 신천지가 키웠다, 신천지 탓이다' 이렇게 몰아가고 있지 않나"라며 "이 총회장은 그것에 대한 해명성 기자회견을 통해 '죄송하게 됐으니 우리를 너무 탄압하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줬는데, 느닷없이 박 전 대통령 시계를 차고 나왔다. 정말 정부에 죄송하면 반대로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상식적으로 박 전 대통령 시계를 과시할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박 전 대통령 쪽과 가깝다는 것을 노출함으로써 문재인 정부가 신천지 탓을 하려는 행보에 호응을 해주려고 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역설적으로 내가 정부의 움직임에 발을 맞춰줬으니 나 좀 봐달라는 의미 아니었겠느냐"고 분석했다.


황교익 "박근혜가 이만희만을 위해 금장 시계 선물했을 수도…압수수색해야"
이준석 "타진요 논법 나왔다…가짜 던져놓고 진짜가 아님을 증명하라는 식"


그럼에도 이만희 시계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친여 비례 정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정치개혁연합'에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린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대통령이 이 총회장만을 위해 금장 시계를 제작해 선물했을 수도 있지 않느냐"며 "이 난제를 풀기 위해 박 전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은 물론 대질심문도 필요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나서야 할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은 황교익 씨의 주장에 곧바로 맞불을 놨다. 이 위원은 "이제 타진요 논법이 나왔다. 가짜시계를 던져놓고 진짜가 아님을 증명하라는 식이고 안 그러면 못 믿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황교익 씨가 정신이 나갔다는 세간의 평이 있다. 정신이 나가지 않았음을 증명하라, 그러지 못하면 정신이 나간거다’ 이런 게 타진요 논법"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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