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이번 주말 김종인 만나 제안 예정
金 "만나서 이야기 들어보겠다"고 했지만
손에 쥐는 '실권' 보고 수락 여부 결정할 듯
미래통합당이 이르면 다음 주 초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4·15 총선을 이끌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통합당은 황교안 대표와 김 전 대표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권역별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두는 선대위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27일 통합당에 다르면 황교안 대표는 이번 주말쯤 김 전 대표를 만나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의 한 최고위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주말에 황 대표가 김 전 대표를 만나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제안하고, 다음 주 월요일(3월 2일)쯤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친다는 계획"이라며 "김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총선·대선 승리와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어낸 분이다. 이기는 방법을 아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이날 통화에서 "김 전 대표가 그런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비대위원으로 참여해 총선 승리에 힘을 보탰고, 같은 해 새누리당(現 통합당) 대선 공약 기구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과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아 박근혜 대선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선 민주당의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아 민주당이 새누리당을 제치고 제1당으로 등극하는데 주요 역할을 했다. 이처럼 김 전 대표는 진보·보수 양 진영의 '구원투수'로 활약해온 만큼, 통합당은 김 전 대표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으면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전 대표도 일단 황 대표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나는 이미 4년 전에 정치를 그만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서도 "황 대표가 만나자고 하면,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은 만나자고 연락이 온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전 대표가 황 대표의 제안을 수락할 지는 미지수다.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중책이긴 하지만 사실상 '얼굴 마담'으로 어떤 권한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닌 만큼, 비대위 대표까지 한 김 전 대표에게 매력적인 자리가 아닐 수도 있다. 또,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이 사실상 공천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천에 입김을 행사할 여지도 없다.
통합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김 전 대표에게 '실질적 권한'을 어느 정도 주느냐에 따라서 수락 여부가 최종 결정 될 것"이라며 "그냥 '얼굴 마담'만 해달라고 한다면, 김 전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당 일부 인사들이 유승민 의원에게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의사를 타진했으나, 확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은 "당에서 개별적으로 유 의원을 접촉하고 있는데, 그 분의 답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