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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최악' 극장가 "앞으로가 더 심각" 불안감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20.02.22 11:36 수정 2020.02.22 11:38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전국의 주요 영화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전국의 주요 영화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공포에 영화계가 초토화되고 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발표한 1월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관객은 지난해 1월보다 7.1%(128만 명) 감소한 1684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이후 1월 전체 관객으로는 최저치다. 대형 히트작 부재로 설 연휴 관객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지난달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 발생하면서 관객들의 발길이 뜸해진 영향이 컸다.


지난 10일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효과로 영화계는 다시 활력을 되찾는 듯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고 '정직한 후보' '1917' 등 기대작들이 쏟아졌지만, 18일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 상태라면 2월 관객수는 최악이라는 1월 관객수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2일 현재 총 관객수는 622만 9764명에 불과하다. 아직 기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 추세라면 1월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질 전망이다.


영화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먼저 영진위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손소독제 5000병을 전국 200개 영화상영관을 대상으로 긴급 지원했다. 극장 3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도 극장 운영인력에 대한 체온 측정을 강화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CGV는 전체 극장을 대상으로 방역·소독을 완료했으며, 롯데시네마는 확진자 동선 인접 1km 이내 영화관에 소독을 실시하고 상황대응팀을 운영하는 등 필수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메가박스는 상암월드컵경기장점에서 열화상 카메라(시설관리공단 제공)를 지점 내에 설치하여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는 모두 기존에 해오던 대책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외에 극장에서 할 수 있는 별다른 대책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영화관 관계자들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빨리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랐다.


CGV 관계자는 "솔직히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손 세정제를 더 늘리고 관객들이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닐 수 있도록 유도하고, 만약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되면 선제적으로 방역해서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메가박스 측도 "상영 2~3회 차마다 상영관과 로비에 방역을 실시하고, 모든 지점 전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지점별 상황에 따라 고객 접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업시간 단축 및 스태프 인력 배치를 유연하게 운영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대책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관객들의 발길을 되돌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불안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상황에서 관객들에게 영화관을 찾아 달라고 호소할 수도 없어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개봉일을 미루는 영화도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26일 개봉 예정인 애니매이션 '슈퍼스타 뚜루'는 21일 개봉 연기를 결정했고, 3월 개봉 예정작들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3월 개봉을 앞둔 한 영화 관계자는 "아직 개봉일 변경 예정은 없다"면서도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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