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김태호, 20일 단독 공천면접…긴장감 '팽팽'
洪 "양산을 컷오프시, 정계은퇴·무소속 출마" 배수진
洪, '황교안 종로 캠프' 방문 예정이었지만 黃이 취소
김태호 "마음의 준비하고 있다"…무소속 출마 불사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수도권 험지 출마'를 거듭 거부하는 홍준표 전 대표와 '고향 경남 거창 출마'를 고수하고 있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최종 지역구 조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4·15 총선에서 험지인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맞붙겠다고 한 상황에서 당 간판급으로 분류되는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에게 '양지'로 꼽히는 경남 지역에 공천 줄 경우 당 안팎으로부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는 자신들이 희망하는 곳에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탈당해 무소속 출마도 강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홍 전 대표는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1분가량 진행된 통합당 공관위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부 공관위원들이 수도권 출마를 요구했는데, 거기로 가는 것은 너무 늦었다"며 "수도권에서 20년 이상 봉사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경남) 양산을에 가서 PK(부산·경남) 지역 선거를 해보는 게 맞겠다고 (면접 때) 말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접에선 공관위원 1~2명이 홍 전 대표에게 서울 강북 지역 출마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는 "나는 밀양에서 컷오프 당했다. 양산을에서 (컷오프를) 당하면 두 번째"라며 "컷오프를 두 번 당할 이유가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만약 컷오프를 두 번 당하면 '정계 은퇴'나 '무소속 출마' 중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당초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였지만, 당 공관위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하는 대신 '경남 양산을' 출마라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 공관위는 홍 전 대표의 이 같은 절충안 제시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홍 전 대표의 양산을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 같은데 황 대표 측근들이 매우 부정적 입장"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가 타협안을 제시했을 때 "절반의 수확"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홍 전 대표 다음 순서로 15분가량 면접을 치른 김 전 지사도 자신의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합천·거창'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못 박았다.
김 전 지사는 이날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희망) 지역구 출마 의지는 확고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면접 때) 말했다"며 "험지 출마를 안 하면 당과 나라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고, 험지에 출마하면 다르게 생각하는 이분법의 논리가 적용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공관위에서 경남 거창이 아닌 다른 지역에 공천을 줄 경우 무소속 출마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사람이고,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면서도 "공관위 결정이 나온 뒤에 나의 입장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이날 면접이 끝난 뒤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오늘 면접에서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이 '본인의 뜻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는데, 나는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답했다"며 "무슨 의미인지 아실 것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거창 공천이 불발될 경우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이전에 당 공관위에서 경남 양산을이나 창원성산 출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게 한 적은 있지만, 오늘은 (거창 외) 다른 지역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거창 출마 의지는 매우 확고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홍 전 대표는 이날 면접을 마친 직후 종로에 있는 황 대표의 선거 캠프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황 대표 측이 취소를 통보했다.